본문 바로가기

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나의 백수생활 체험 수기 - 내가 따른 것이 '내 삶의 이치'였다니!! 나는 내 백수 생활이 나름 뿌듯합니다 아직도 가끔 생각한다. 대학교 4학년이 되었을 때의 막막함을 말이다. 나는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젊음을 불살라가며 열심히 놀다보니 어느덧 4학년 2학기였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친하게 지낸 대부분의 선배들은 대학원에 진학했거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나는 대학원에 가고 싶지 않았다. 더 공부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한해에 기천만 원씩 들여가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 돈도 없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수도 없었다. 내가 아는 몇 가지 중에 단언할 수 있는 하나는 나는 수험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시간들을 누르고 앉아있지 못한다. 의지도 없고 끈기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우는 걸 잘 못한다. 지금도 생각한다. 나는 그 선.. 2016. 2. 15.
혹시 벌써 이번 해는 망했나요? 병신년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2016년, 새해 계획은 지금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에서야 겨울다운 추위를 맛보고 있다. 대한이가 소한이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옛말을 실감한다고나 할까. 평균에 비하면 이번 겨울은 따뜻하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나도록 들어도, 겨울이 덜 추워지는 건 아니다. 추운 건 그냥 추운 거다. 심지어 요즘 같으면 “여름이 좋아? 겨울이 좋아?”라는 물음에 왠지 “여름”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열도 많고 땀도 많이 흘려서 태어나서 여름이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냉방이야 켜면 되고 어차피 이불 밖은 겨울이고 여름이고 위험하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감기에 안 걸려도 된다! ... 사실은 연말 내내 감기로 고생한 휴일이 억울해서 한 말일 뿐이다. 추워도 역시 겨울이 좋다. 그리고 겨울.. 2016. 1. 11.
체하지 않는 식사, 체하지 않는 독서를 하는 법 일상을 다시 배우기 지난 금요일 블로그에 올라온 정화스님의 말씀 중 하나가 유난히 기억에 남았다. 밥을 먹는 연습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이 올라올 때쯤 나는 처음 걸린 장염 때문에 호되게 고생을 하고 난 다음이었다. 자다 몇 번이나 일어나 화장실 불을 켜면서 아, 이게 장염이구나 싶었다. 어려서부터 소화기관이 말썽을 일으킨 적은 거의 없었다. 많이 먹으면 많이 먹는 대로, 적게 먹으면 적게 먹는 대로, 뭔가 잘못 먹은 것 같아도 별 탈 없이 살아왔었다. 그런데 30대 초반이 되면서 위가 탈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제 장까지 탈이 난 것이다. 그즈음에는 딱히 과식을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한 것도 아니어서 갑자기 걸린 장염에 내 장기들에게 배신감까지 느낄 정도였다. 그러다가 문득 이온음.. 2015. 12. 14.
'인생'이란 '허무'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칼비노, 『존재하지 않는 기사』 - 어떻게 '허무'와 함께 살 것인가? '인생'이란 '허무'를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어째서 '허무'가 문제가 되는가?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죽고 난 후에는, 흙과 먼지가 되고 만다. 죽음은 생(生)에 대한 모든 감각을 유지시켜 주던 의식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기억과는 별개로 죽은 자 자신에게 그의 삶은 완벽한 '무의미'가 되고 만다. 살면서 누렸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죽음'을 바로 곁에 두고 사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 고통을 완화하는 장치가 '허무'가 아닐까? '허무'는 옷을 바꿔입은 '죽음'인 셈이다. 쾌락을 추구하고, 성취를 갈망하고, 철저한 소명의식을 마음 속에 품고, 안간힘을 쓰면서 생의 기록을 남기는 이 모.. 2015.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