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포토로그24 [북-포토로그 나를 유지한다는 것 나를 유지한다는 것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몇 달에 한 번씩 주제를 바꿔가면서 기획전시를 여는데요. 평소에 보기 힘든 전시물들을 볼 수 있는 기회여서 꼭 관람을 합니다. 매번 관람을 할 때마다 마음을 울리는 전시물을 한두 가지는 마주치게 되는데, 이번에는 이런 작품을 만났습니다^^ 산타클라라족의 록산 스웬젤(Roxanne Swentzell), 「나를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일들」(The Things I Have To Do To Maintain Myself), 1994년 작품. 임연수 무늬의 옷을 입고 있는 이 사람은 카치나, 혹은 코샤레라고 불리는 푸에블로 족의 광대입니다. 부러진 뿔을 고치기 위해 바늘에 실을 꿰고 있는데, 그 표정이 참 오묘합니다. 약간 심통이 난 듯도 하고 슬퍼 보이기도 하는 표정을.. 2024. 8. 20. [북-포토로그] 봉숭아 물 들이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 봉숭아 물 들이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 참, 이상하다. 예전에는 여름이면 동네에 지천으로 피어 있던 봉숭아꽃이 딸아이 손톱을 물들여 주려고 마음먹은 2년 전부터 도통 잘 보이지가 않는다. 찾다 못해 재작년에는 인터넷으로 씨앗부터 부랴부랴 구입해서 꽃 피우기를 기다렸고 앙상한 줄기에 달린 가는 이파리와 꽃 한 송이로 완두콩만 한 아이 손톱을 겨우 몇 개 물들일 수 있었다. 작년에는 다행하게도 이런 사정을 아는 후배가 우연히 서울 근교의 식당에 갔다가 봉숭아꽃을 발견하고 따다 줘서 비교적 수월하게 들일 수 있었다. 초등학생이 된 올해는, 방학 때 하고 싶은 일에 ‘봉숭아 물 들이며 도란도란 이야기하기’를 체크했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속으로 ‘헉’ 하며 그날부터 봉숭아를 찾아 두리번거렸으나 역시 내가.. 2024. 8. 14. [북-포토로그] 뭐… 뭐라도 되겠지요 뭐… 뭐라도 되겠지요 “낭랑하게 낭송하라! 필사적으로 필사하라!” 어디서 많이 들어 보셨지요? 북드라망의 낭송 Q시리즈 뒤표지마다 적혀 있는 ‘호모 큐라스의 세 가지 구호!’ 중 두 가지인데요. 이제야(라는 것은 그러니까 제가 북드라망의 [구] 정직원 [현] 전직원이 된 지도 꽤 오래된 지금입니다) 고백하는 것이지만 저는 그런 삶을 살아오지 못하였습니다, 흠흠. 하지만… 저 역시 ‘호모 큐라스’의 운명을 피해 갈 수는 없었던 것일까요? 아니, 어쩌면 사람은 해야 할 일을 언젠가는 반드시 하게 되고야 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어쩌다 보니 제가 본의 아니게(응?) 낭송과 필사의 삶(이라고까지 하는 것은 좀 거창하긴 합니다만…)을 살게 되었지 뭡니까.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텍스트로요, 하하하하하하하.. 2024. 8. 6. [북-포토로그]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밤 9시가 넘어가면 저희 집은 깜깜해집니다. 남편은 첫째 아이와, 그리고 저는 둘째 아이와 자기 위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거든요. 아이가 어릴 때는 수면의식(잠을 자기 전에 하는 행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뭐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특별한 ‘의식’이 있다기보다 방을 좀 어둡게 하고 책을 읽고 뒹굴뒹굴 하는 등 잠이 오는 환경을 잘 만들어주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된답니다. 그렇게 아이를 재우다보면 같이 잠이 들 때도 있고, 겨우 일어나 남은 집안일을 하거나 일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빨리 잠들지 않더라고요. 수면의식만 하면 바로 꿈나라로 가느냐? 절대 아닙니다. 잠이 든 것 같아서 밖으로 나가려고 하면 (어떻게 알고) 엄마를 찾고, 다시 토닥토닥 .. 2024. 7. 23.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