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죽음43

불가능성은 혁명하는 자의 혁명! 타자, 유령, 혁명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한동안 나는 출근길에 매번 똑같은 노숙자와 마주쳤다. 그는 항상 정류소의 번호 표지판에 기대어 서서 초점 잃은 눈으로 행인들을 이리 저리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행인들도 그가 그런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아무런 관심도 없이 지나갔다. 출근길의 흔한 풍경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지나갈 때마다 풍기는 매캐한 냄새는 마치 다른 세상, 다른 아침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때마다 목욕탕으로 끌고 가서 한바탕 물을 뿌려주고픈 마음도 생기곤 했다. 하지만 그런 그와 눈이 마주칠까 두렵기도 하고, 인생에 이런 불유쾌한 일이 한 둘이냐 싶어, 이내 세상의 다른 행인들과 잘 섞여 지나가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얼마 지나자 그 매캐한 냄새도.. 2012. 6. 25.
에로스,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 자기배려와 철학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오늘도 우리는 어김없이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일터에 가고, 저녁에 돌아와 잔다. 아마 내일도 우리는 그렇게 살아 갈 것이 틀림없다. 여기에 별달리 덧붙일 말이 또 뭐가 있을까? 9회말 2아웃 후 뜬 볼인 양 싱거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싱거운 일도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냐’고 진지하게 묻고 다가가면, 그 순간 그것은 참 낯선 일로 보인다. 공중에 덩그러니 떠있는 볼을 사진으로 찍어 놓은 느낌이다. 저게 뭐하는 것일까 싶다. 싱거울 정도로 자명한 것이 불현듯 유령처럼 변해 버리고 만다. 그것은 아마도 밥을 먹고, 일터에 가고, 아침, 저녁으로 일어나고 잔다는 것만으로는 ‘산다는 것’의 정체를 충분히 설명해 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곳.. 2012. 6. 11.
불사약과 같은 혈자리, 태연 서왕모의 거처, 태연(太淵)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해품달' 말고, '서품태'니라 동양 신화에는 서왕모(西王母)라 불리는 여신이 있다. 이름 풀이하면 서방의 여왕. 그녀가 사는 곳은 곤륜산 꼭대기에 있는 연못이다. 이 연못은 요지(瑤池)라고도 하고, 천지(天池)라고도 하고, 태연(太淵)이라고도 한다. 각각 옥구슬 연못, 하늘 연못, 크고 깊은 연못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우리가 살펴볼 혈자리 태연의 원류는 서왕모가 사는 연못, 태연과 이렇게 닿아 있다. 이쯤 되면 태연에 둥지를 틀고 있는 여신, 서왕모가 살짝 궁금해진다. 중국 고대의 지리서『산해경』에 기록된 여신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아름답고 우아한 서쪽 여왕과는 거리가 멀다. 사람처럼 생겼는데 호랑이 꼬리에 표범의 이빨을 한 반인반수, 머리는 .. 2012. 5. 11.
부모의 죽음,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네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宰我問 三年之喪 期已久矣 君子三年不爲禮 禮必壞 三年不爲樂 樂必崩 재아문 삼년지상 기이구의 군자삼년불위례 례필괴 삼년불위악 악필붕 舊穀旣沒 新穀旣升 鑽燧改火 期可已矣 구곡기몰 신곡기승 찬수개화 기가이의 子曰 食夫稻 衣夫錦 於女安乎 曰 安 자왈 식부도 의부금 어녀안호 왈 안 女安則爲之! 夫君子之居喪 食旨不甘 聞樂不樂 居處不安 故不爲也 今女安則爲之! 여안즉위지! 부군자지거상 식지불감 문악불락 거처불안 고불위야 금여안즉위지! 宰我出. 子曰 予之不仁也 子生三年 然後免於父母之懷 夫三年之喪 天下之通喪也 재아출. 자왈 여지불인야 자생삼년 연후면어부모지회 부삼년지상 천하지통상야 予也有三年之愛於其父母乎(陽貨 21) 여야유삼년지애어기부모야 재아가.. 2012.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