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간세종33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북토크 후기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북토크 후기오월연두(인문공간세종) 오선민 작가의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북토크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마주친 건 아기 토토루와 가오나시였다. 하야오 감독님이 친히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보내셨나 했는데 알고보니 기헌 샘의 손 작품이란다. 두 친구 덕분에 북토크가 한층 활기찬 느낌이었다. 북토크 강의실 뒤에는 작가님이 책을 집필하면서 참고했던 지브리 스튜디오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관련된 책들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탈 것, 먹는 것 등을 비롯해 작품에 삽입되지 않는 수많은 스케치들을 모은 책도 있었다. 한 권의 책이 나오고 하나의 영화 작품이 나오는데 보이지 않는 수많은 시도와 참고 문헌이 필요함에 새삼 존경하는 마음이 들었다. 북토.. 2024. 12. 17. [나의 석기 시대] 채집, 어디까지 해봤니? 채집, 어디까지 해봤니? 1. 도토리를 주우며 인류는 고기만 먹지 않았다. 〈고기전〉에서 소개되고 있는 육식의 인류사를 보니 다른 먹거리에도 관심이 간다. 오래도록 인류는 잡식성이 아니었을까? 매일 안정적으로 고기를 잡기가 어렵고, 오랜 시간 저장을 해두기에도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선사 일상식의 절대적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식물상이었을 것이다. 가을 단풍이 좋아 등산을 나서면 산 입구에서부터 예쁘게 떨어져서 ‘날 잡아줘~’ 부르는 도토리들을 만날 수 있다. 도토리묵을 만들 것도 아닌데 보이는 대로 허겁지겁 막 주워서 가방에 막 챙겨오게 된다. 한 웅큼 손에 도토리를 쥐고서 일어나 허리를 펴면, 나만 그렇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주먹을 꼭 쥐고 있는 등산객들을 볼 수 있다. 다들 줍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2024. 12. 12. [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 상상,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상상,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강평옥 쌤은 수지에 살며 인문공간세종에서 인류학 공부를 하고 계신다. 우리는 수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운동을 하고 오셨다는 선생님이 먼저 내게 안부를 여쭤보셨다. 요즘 만나고 있는 은둔고립청년 이야기를 조금 해드렸더니, 곧바로 은둔고립청년들에게 화가 많을 것 같다고 짚으셨다. 놀랍게 정확했다. 은둔고립청년에 관해 처음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이 무기력하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노와 같은 격렬한 감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놓친다. 하지만 강평옥 쌤은 은둔고립청년들의 삶을 꽤 정확하게 그려내셨다.인터뷰하며 그가 상상을 자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덕분에 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시간을 뛰어넘기도 하고, 공간을 이동하기도 하고, 존재를 변형하기도 한다. 글을 쓸 때.. 2024. 11. 29.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지은이 오선민 선생님 인터뷰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지은이 오선민 선생님 인터뷰 1. 책 제목이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입니다. 책 제목을 키워드 삼아 한 가지씩 여쭙고 싶습니다. 첫번째는 ‘미야자키 하야오’인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선생님께서 이전에 소개하신 프루스트나, 카프카, 레비-스트로스 등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왜 미야자키 하야오가 선생님의 눈에 들어오게 되었는지요? 저는 코로나 이후로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이례적이었던 이번 여름에는 말 그대로 ‘우리’가 ‘같은 태양’ 아래에 있음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노랗게 변하기도 전에 타 버린 은행나무라든가 휴가도 없이 일하는 에어컨이라든가, 많은 것들이 같이 폭염을 겪었어요. 저는 나 아닌 것, 인간 너머의 것, 보이.. 2024. 11. 11. 이전 1 2 3 4 5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