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animacy) 가득한 생명력의 일상
―오선민 샘의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11월의 신간은 북드라망 올해의 마지막 신간입니다. 2024년을 마무리하는 책은, 벌써 5년째 꾸준히 해마다 우리에게 새로운 사유를 보여 주고 계신 ‘인문공간 세종’ 오선민 선생님의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입니다!
이 책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부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편 전작(11편)을 애니미즘의 시각으로 보고, 쓰고, 말하는 책입니다. 장편 제목을 따라 총 11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래서 어디에서부터 펼쳐 보아도 상관 없는데요. 저는 최근에 아이랑 함께 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만물생명교를 따르다>를 먼저 펼쳐 볼 것 같고요, 함께 사는 어떤 분이라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붉은 돼지: 반인간주의 선언> 편부터 펼쳐 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과 ‘애니미즘’이라니?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오선민 선생님에 따르면 “애니메이션이라는 말 자체가 애니미즘(animism)에서 왔습니다. 활기(animacy)란 곧 생명력이고 이 힘이 발휘되어야 할 유일무일의 시공간이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는 책의 제목을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으로 했”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금까지 직접 감독한 11편의 애니메이션을 오선민 선생님은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았을까요? 우선 선생님은 동화인류학자답게 ‘인류학’의 시선에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을 해석하는데요, 각 편마다 크게 배경, 사건, 캐릭터의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해 갑니다.
미야자키의 애니미즘은 배경, 사건, 캐릭터라고 하는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왜 배경이 중요한가? 미야자키는 주인공들이 뛰노는 시공간 디테일에 엄청나게 공을 들인다. 덕분에 영화를 보고 있으면 세상 구석구석으로 우리 시야가 확대된다.(......)
분석의 둘째는 영화의 사건적 측면이다. 미야자키는 타자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 속 캐릭터들은 누군가의 친구나 적, 이웃이 되기 위해 분투한다. 절대 자기의 재주나 욕망을 보고 달리지 않는다. 그들에게 살아가기란 언제나 누군가의 무엇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미야자키 사건의 특징으로 관계성 외에 하나 더 지적해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사건들이 일상이라고 하는 삶의 현장을 초월해서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다친 벌레를 안아 주고, 첫 옥수수를 드리고, 청소를 하는 것 이외에 지구를 구하거나 아픈 엄마를 걱정하거나 친구의 저주를 벗기는 방법은 없다. (......)
마지막으로 나는 작품 속 캐릭터의 활동에 주목해 보았다. 미야자키의 주인공들은 넓고 깊게 자기 주변의 다른 존재들에게 시선을 둔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이들은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약한 것은 돌보고 악한 것은 달래며, 잠재해 있던 자기 능력을 깨달아간다. 그들에게는 자의식에 빠져 허우적거릴 겨를이 없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 머리말 중에서)
이번 책을 쓰면서 오선민 선생님은 눈이 빠져라 화면을 들여다보며, <벼랑 위의 포뇨> 속 소스케네 집 타일 개수를 세기도 하고, <이웃집 토토로> 속 메이네 집의 구조를 하나하나 파악해 보기도 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온천장 안 물건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보기도 했답니다. 어떤 장면, 어떤 대사도 오선민 선생님의 매의 눈을 피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 매의 눈으로 파악한 재미들을 독자 여러분께서 책을 통해 직접 체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오선민 선생님의 『미야자키 하야오와 일상의 애니미즘』에서 주선하는 ‘애니메이션’과 ‘애니미즘’(인류학)과의 만남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책은, 서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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