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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13

[메디씨나 지중해] 병원 발데브론 이야기 병원 발데브론 이야기 오늘은 내가 이번 학기부터 나가게 된 병원 발데브론(Vall d’Hebron)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3학년부터 UAB의 의대생들은 바르셀로나에 흩어져 있는 네 군데의 병원으로 배치된다. 본 캠퍼스에 비교하면 병원 내 학교는 크기도 작고 시설도 별로 없다. 그래도 학생들은 만족한다. 지금까지가 다른 과 학생들과 캠퍼스를 공유하는 ‘대학생’의 일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이 거대한 병원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아침 7시 50분에 병원에 들어서면 벌써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이 개미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환자, 간호사, 의사, 청소부, 직원, 환자, 엠뷸런스, 택시 기사, 그 사이에서 수업을 들으러 가는 우리들… 이곳이 앞으로 사 년 간 우리의 배움터가 되어줄 곳이다.. 2023. 2. 2.
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 『쿠바와 의(醫)생활』 ― 쿠바를 통해 바라보는 의(醫), 그리고 의(醫)를 통해 바라보는 쿠바 이야기 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 『쿠바와 의(醫)생활』 ― 쿠바를 통해 바라보는 의(醫), 그리고 의(醫)를 통해 바라보는 쿠바 이야기 지금 북드라망에서 편집에 들어가 만들고 있는 책은 김해완 선생님의 책 『쿠바와 의(醫)생활』입니다. 김해완 샘은 뉴욕에서 남미문학을 공부하러 쿠바에 갔다가 돌연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고, 또 팬데믹의 여파로 그곳을 떠나 지금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의대에서 공부하는 중입니다.(자세한 사연이 궁금하신 분은 ‘백미토크’ 영상을 참조하세요. ⇒ 클릭) 북드라망의 애독자 분들이시라면 올해 초 저희가 출간한 『돈키호테, 끝없는 생명의 이야기』의 저자라는 걸 아시겠지요. 『쿠바와 의(醫)생활』은 김해완 샘이 쿠바에서 있었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쿠바에서의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하지.. 2022. 12. 26.
뉴욕과 올리버 색스 ① : ‘아프고 웃긴’ 뉴욕의 신경의사 세상의 구멍, ‘웃픈’ 이야기로 채우다 : 뉴욕과 올리버 색스 작년 여름, 플랫아이런빌딩 앞 공원에 앉아 있다가 한 남자를 보았다. 그는 다리를 덜덜 떨면서 허공에서 드럼스틱을 두드리고 있었다. 공원에는 나와 남자만 앉아 있었다. 이름만 공원이지 사실은 세 개의 도로(25번 스트리트, 5번 에비뉴, 브로드웨이)가 교차하면서 붕 뜨게 된 자투리 공간이었다. (양쪽으로 차가 끊임없이 지나가는데, 역설적으로 공간 자체는 무관심에 방치되어 있다.) 남자가 하도 이상하게 행동하기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는 척하면서 곁눈질로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 남자가 이해불가한 말을 외치는 게 아닌가. "이 미친 뉴욕은 내 지랄 맞은 음악보다 더 구려(This crazy city is worse than my f*.. 2016. 9. 2.
[활보활보] 여유롭게 직면하기 각자 할 일이 있다 겨울이 왔다 갑오년, 겨울이 되었다. 초여름 일을 구하려고 여러 이용자를 만났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G언니, H언니와 겨울을 같이 보내고 있다. 외출하려고 언니들의 옷을 갈아입을 때면 겨울을 더 확실하게 느낀다. 여러 겹 옷을 입혀주고 거기에 두꺼운 잠바까지 입혀주면 반팔 옷을 입는 여름이 그리워진다. 일한지 8개월이나 됐지만 옷을 두껍게 입혀주는 건 여전히 어렵다. ‘8개월이나 됐는데 옷 갈아입혀주는 게 왜 어렵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G언니의 근육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팔에 옷을 끼려면 노하우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노하우는 타이밍인데, 언니가 팔을 살짝 돌릴 때 쑥 집어넣어야한다. 하지만 이 노하우가 옷을 두껍게 껴입을 때는 먹히지 않았다. 그래도.. 2016.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