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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이 잘 작동하면 온몸이 즐겁다! -담(膽)과 운명애 #운명애-담기주승(膽氣主升)-세네카 운명을 사랑하는 방법 담(膽)은 ‘쓸개’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웅담(熊膽)은 곰의 쓸개를 말한다. 오래전 곰의 몸에 관을 꽂아 쓸개즙(담즙)을 빨아먹다가 쇠고랑 차는 뉴스를 본적 있다. 정말이지, 나이든 아저씨들이 함께 모여서 즙을 빨아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했다. 이 장면을 엘 그레코의 방식으로 그림 그리면, 그 어떤 그림보다 초현실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의 세계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싶다. 아, 지옥이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TV에 있구나. 이제 나도 그 아저씨가 되었다. 나는 어떤 즙을 빨아 먹고 있을까. 그러나 지옥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처럼, 천국도 그리 멀지 않다. 담은 간 아랫부분에 붙어 있는 배 모양의 주.. 2014. 5. 14.
떠나자! 나를 녹슬게 하는 공부, 타인을 위한 공부로부터 자기배려와 공부 중간고사 시즌이 되면 집안은 항상 정적이 감돈다. 아이는 인강(인터넷강의)을 듣고 있고, 엄마는 그 뒤 소파에서 그걸 지켜보고 있다. 아이가 자꾸 딴 짓을 했던 모양이다. 내가 아내 옆에 바싹 다가가서 “당신 꼭 여간수 같아”라고 속살대며 킬킬 거렸더니, 집사람도 쓴웃음과 함께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나도 갈수록 예민해진다. 몇 주 전 아침 식탁에서 큰 사단이 나고 말았다. 오랜만에 학업을 묻자 아이가 너무 예의 없이 대하는 것이다. 그만 나도 격해져서 순간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생애 처음으로 아이 뺨에 손이 나가고 말았다. 놀란 아내가 아이 손을 끌고 슬피 운다. 이제 우리 사이도 살부드러운 시절을 뒤로 하고 사나워 가기만 할 것이다. 식탁 위 천장에서 내리쬐는 형광등불빛이 면구.. 2014. 4. 30.
"저기요, 졸지마, 이 바보야!" -뉴욕에서 만난 국제반 친구들 국제반 친구들 Hunter College 현재 나는 Hunter College의 부설 코스인 I.E.L.I(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Instituion)에 다니고 있다. Hunter College는 뉴욕 시립 대학교에 속해 있는 학교다. 한국 사람이 많다는 것만 빼면 정말 좋은 학교다. (한국 사람이 많다는 건 공부를 빡세게 시킨다는 소리^^) 무엇보다 선생님들의 마인드가 좋다. 이곳에서는 영어점수가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 자체를 전달해 주는데 방점을 찍는다. 학생들이 영어라는 언어를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느냐? 그건 역시 아니다. 학생들의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똑같다(^^). 우리들은 지각하고 졸고 딴짓하고 멍 때린다.. 2014. 4. 25.
[근대소설극장] “내 한몸 없어졌다고 누가 코나 찡그리겠는가" 한국근대소설, 등장인물소개로 맛보기 ③ 맛볼 소설 : 최서해, 「전아사」(餞迓辭), 동광(東光), 1927년 1월호 *전아사: 작별하고 맞으며 새로 하는 말 시놉시스 1926년 겨울이 시작될 무렵, 주인공 변기운은 외사촌이지만 친형처럼 지내왔던 인갑 형님께 자신이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오게 된 사연을 담은 편지를 쓴다. 인갑 형님은 똑똑했던 동생이 서울에서 구두닦이를 하며 어렵게 지내는 것을 알고 나서, 본인도 찢어지게 가난한 형편임에도 기운에게 고향으로 돌아오라며 어렵게 여비를 마련해 돈과 함께 편지를 보내왔고, 이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기운이 쓰는 편지다. 면소 서기로 근무하던 변기운이 극진히 모시던 홀어머니마저 버리고 떠났던 속내와 5년간의 팍팍한 서울살이에서 겪은 일들을 이 편지에 풀어 놓는데….. 2014.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