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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만든 삶, 삶을 불러온 운명 글이 만든 삶, 삶을 불러온 운명 -글쓰기와 사주, 그리고 운명- 책은 저자의 얼굴과 함께 읽는 것 같다. 글에 집중하려 해도 자꾸 문장 사이로 저자의 얼굴이 슬금슬금 기어 올라온다. 아마 대부분 책을 그렇게 읽었지 싶다. 책 내용에 동감하며 읽다가도 신문 어디선가 보게 된 저자의 삶에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으면 이내 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아마도 우리가 이미 글은 저자의 삶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글과 삶의 일치’는 그만큼 우리에게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내가 사는 모양과 내가 쓴 글은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이런 질문은 글 쓰는 이들에게는 아주 흔한 질문이며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로 인식된다. ‘글과 삶의 일치’라는 이 간명한 표어는 하나의 정언명령이.. 2014. 1. 8.
수백 번, 수천 번 시도하며 내몸으로 익히는 앎, 삶 고꾸라지며 익히는 앎 내 고민은 이것이었다. 진보적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왜 나의 삶은 진보적이거나 자유롭지 않을까? 좋은 책과 품성 좋은 선생님들 밑에서 진보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권위를 악용하는 사람도 없었고, 교복을 착용하거나 무책임한 체벌 때문에 억압받은 일도 없었다. 그런데도 내 일상은 보람차기보다는 무기력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들을 배웠는데 왜 정작 나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질까? 이 진보적인 환경에서 아무리 해도 나는 ‘의식 있는 진보청년’이 될 수 없었다. 학교에서 배운 말은 내 말이 되지 않았다! ― 김해완, 『리좀, 나의 삶 나의 글』, 71쪽 『천 개의 고원』에는 하나의 윤리적 질문이 변주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억압받기를 욕망하는가.. 2013. 12. 16.
읽고-쓰고-살아간다,『천 개의 고원』을 몸으로 통과한 한 청년의 이야기 『리좀, 나의 삶 나의 글』의 저자와 만나다! '청년백수의 『천 개의 고원』 사용법'이라는 부제에 눈길이 갑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지요? ^^) 어떤 연유로 청년백수가 되었고, 또 『천 개의 고원』을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먼저 하루 일과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표지 앞에 ‘청년백수’라는 이름표가 달려 있는데요, 저도 표지를 보고서 이에 대한 약간의 해명(?)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사실 이 정체성에 엄청난 의미부여를 한 건 아닙니다. 제가 다들 ‘백수’ 하면 떠올리는 가장 일반적인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도 아니고요. 저는 열일곱 살 때 고등학교를 중퇴했고 그 이후로 지식인공동체 ‘남산강학원’에서 쭉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자퇴했을 당시, 저에게는 대학에 갈 계.. 2013. 12. 4.
청년백수는 말한다 -"살기란 쓰기다!" 리좀, 나의 삶 나의 글 한 청년백수의 『천 개의 고원 사용법』 한 청년백수가 『천 개의 고원』을 만났습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자신들의 책을 '대중철학서'라고 했다고 합니다. 쉬운 철학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철학적 베이스가 없는 누구라도 책을 써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리좀, 나의 삶 나의 글』은 그 책에 대한 한 청년백수의 사용법입니다. 『천 개의 고원』과 처음 만났을 당시, 나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남산강학원에서 인문학 공부를 시작한 지 2년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가족과 학교의 울타리 바깥에서 과연 새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자신할 수 없던 상태였다. 일상을 함께해야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경직되었는데, 일상을 지탱하는 일들 하나하나는 힘에 부치기만 했다. 그런.. 2013.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