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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1270

한겨울에 읽는 8편의 소설 - 세계문학을 만나다 ② 한겨울에 읽는 8편의 소설 - 세계문학을 만나다 ② 이야기는 ‘나’를 바꾼다 토마스 핀천, 『제49호 품목의 경매』(김성곤 옮김, 민음사) 에디파는 옷장이 달린 화장실로 들어가서 재빨리 옷을 벗은 다음 가져온 옷을 가능한 한 모두 껴입었다. 갖가지 색깔의 팬티 여섯 벌, 거들, 나일론 양말 세 켤레, 브래지어 세 벌, 바지 두 벌, 하프슬립 네 벌, 검은 웃옷 한 벌, 여름 드레스 두 벌, A라인 스커트 여섯 벌, 스웨터 세 벌, 블라우스 두 벌, 누빈 실내복, 하늘색 실내복, 헐거운 올론 드레스에다 팔찌, 핀, 귀고리, 목걸이 등을 몸에 걸쳤다. 다 걸치는 데만 몇 시간은 족히 걸림 직했고, 이윽고 그녀가 그것들을 다 껴입은 후에는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녀는 전신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실.. 2013. 1. 29.
한겨울에 읽는 8편의 소설 - 세계문학을 만나다 ① 한겨울에 읽는 8편의 소설 - 세계문학을 만나다 ① 이야기는 ‘나’를 바꾼다 볼테르, 『쟈디그 깡디드』(이형식 옮김, 펭귄클래식) 판글로스를 그토록 가련한 상태로 만들어 놓은 원인과 결과, 그리고 충족이유에 대하여 물었다. “아!” 판글로스가 말하였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인류의 위안거리이고 우주의 보호자이며 감각 능력을 갖춘 뭇 존재의 영혼인 그 다정한 사랑입니다.” “아!” 깡디드가 말하였다. “저도 겪었습니다 그 사랑을, 뭇 심정의 군주이며 우리의 영혼인 그 사랑을. 하지만 치른 대가는 입맞춤 한 번과 꽁무니에 가해진 스무 번의 발길질뿐이었습니다. 도대체 그 아름다운 원인이 어떻게 선생님께 그토록 추한 결과를 안겨 드릴 수 있었습니까?” 판글로스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오, 나의 귀한 벗님 .. 2013. 1. 29.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출간!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동의보감』의 시선으로 분석해낸 우리 사회의 현상과 욕망! ―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인문의역학 사회비평 에세이! 이 책의 키워드는 '몸과 우주'다. 몸과 우주, 우리는 이 단어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몸은 병원에 맡기고, 우주는 '천문학적 쇼'의 배경으로나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질병과 번뇌들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다. ─고미숙,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머리말」 중 북드라망에서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이 출간되었습니다. 짜쨘~!!이 책은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와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와 함께 '인문의역학' 3종 세트를 이루는 세번째 책입.. 2013. 1. 28.
임기응변과 순발력이 뛰어난 계수 - 공자 학당 염유 계수癸水: 염유-정면으로 흘러라! 염유는 늘 자로와 비교되곤 하는 인물이다. 자로는 매번 나서려고 하는 성질 때문에 공자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면 반대로 염유는 늘 생각이 많고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공자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하루는 염유가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합니다” 그러자 공자가 “힘이 부족한 자는 중도에 그만두니, 지금 너는 스스로 한계를 긋는 것이다”라고 말한다.[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畵.”(雍也 12)] 좋아하면 그것을 밀고 나가면 되지만 염유는 늘 소극적으로 일에 임한다. 자로가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비타협적인 노선을 걸었다면 염유는 임기응변과 화술에도 뛰어나 정치적 출세를 거둔 인물이기도 .. 2013.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