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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가 함께 쓰는 육아이야기―고령임신, ‘병명’ 아닙니다 고령임신, ‘병명’ 아닙니다 딸이 세상에 태어나고부터 우리집은 밤 9시면 한밤중이다(자정도 넘은 느낌). 이제 만 4개월의 절반을 지나고 있는 딸의 막수(아기가 잠들기 전 마지막 수유) 시간은 빠르면 저녁 7시 30분, 늦어도 8시 15분을 넘기지 않는다. 막수 후에는 잠들기 모드에 들어가야 하므로 그 전에 목욕이나 잠잘 준비를 모두 마쳐 놓아야 한다. 그러니 저녁 7시쯤이면 벌써 하루가 다 저문 느낌이다. 막수를 아빠가 책임지든 엄마가 책임지든 상관없이 딸을 재우는 데는 엄마가 출동한다. 재우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자세히 쓰겠지만, 아무튼 지금 현재 아빠는 놀기를, 엄마는 재우기를 맡고 있다(이 역할은 우리가 나눴다기보다는 딸이 나눠준 것에 가깝다). 집안 불을 전부 끄고 스탠드 두 개만 켜.. 2017. 9. 8.
운명을 긍정하라 : 소수자의 철학(2) 운명을 긍정하라 : 소수자의 철학(2) 1. 안명(安命) :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라! 왕태에게 사람들이 몰려온 이유를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귀나 눈이 옳다고 하는 것과 상관하지 않고, 덕에서 나오는 평화의 경지에서 마음을 노닐게 한다. 사물에서 하나 됨을 보고, 그 잃음을 보지 않는다. 그러니 발 하나 떨어져 나간 것쯤은 흙덩어리 하나 떨어져 나간 것에 지나지 않지.” “사람이 흐르는 물에 제 모습을 비춰 볼 수 없고, 고요한 물에서만 비춰 볼 수 있다. 고요함만이 고요함을 찾는 뭇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나가는 자세. 모든 삶의 폭풍을 견딜 수 있는 유연함 그 고요함. 이 고요함은 다른 사람을 불러들인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2017. 9. 7.
할 클레멘트, 『중력의 임무』 - 이질성과 함께 가기 할 클레멘트, 『중력의 임무』 - 이질성과 함께 가기 수년 전의 일이다.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동남아시아로 삼박 사일의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 멀지 않은 나라였지만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사진으로나 보던 풍광은 실제로도 아름다웠고, 음식은 맛있었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더운 날씨 속에 개발도상국다운 투박함이 사방에 널려 있었지만, 나는 그 나라의 이런저런 면모들이 그것대로 좋았다. 낯선 고장으로의 첫 여행이라는 건 언제나 그랬다. 막연한 호감으로 다가가, 상상하고 짐작하기만 하던 진면목들을 가볍게나마 엿보고, 좀 더 깊어진 이해와 친밀감을 얻어 돌아오는 것. 여태까지의 다른 여행들에서 늘 그랬던 것처럼, 나는 이제 내 생에 직접적인 관계가 생겨난 그 나라를 사랑하게 될 수도, 자.. 2017. 9. 6.
커트 보니것,『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읽다가 중간에 권할만큼 훌륭한 책 커트 보니것,『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읽다가 중간에 권할만큼 훌륭한 책 가급적이면 막 나온 책에 관해서는 뭐라 말하고 싶지 않은, 음, 뭐 그런 마음이 늘 있는데, 도저히 묵힐 수가 없는 책들이 있다. 가끔씩. 조금 늦게 되면 어쩐지 화르륵 타오르는 이 기분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은 뭐, 그런 책 말이다. 커트 보니것의 대부분의 책들이 그러한데, 이 책 정말 너무 웃기고, 유익하다. 농담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모든 좋은 농담의 도입부는 여러분을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우리 인간은 참으로 정직한 동물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크림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여러분은 크림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여러분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했습니다. 왜 닭이 도로를 건널까요? 왜 소방관은 붉은.. 2017.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