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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눈에 띈 책들 1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죽은 숙녀들의 사회』, 제사 크리스핀, 박다솜 옮김, 창비 책소개삶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수트케이스에 삶을 욱여넣고 자신에게 영감을 준 예술가들을 지도 삼아 패기 있게 떠난 여자가 있다. 문학잡지 편집장이자 서평가인 크리스핀은 서른살에 자신의 인생이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하여 자살을 시도하고, 그마저 실패하자 유럽으로 떠난다. ‘천재’ 제임스 조이스의 아내로만 불렸던 노라 바너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작가 진 리스, ‘위대한 시인’ 윌리엄 예이츠의 청혼을 거절한 혁명가 모드 곤,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사회적 질타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결혼으로 평생 고통받은 서.. 2018. 1. 30.
마루야마 겐지,『소설가의 각오』 - 작품보다 재미있는, 작품의 뒷편 마루야마 겐지,『소설가의 각오』 - 작품보다 재미있는, 작품의 뒷편 고백하건대, 나는 '소설'보다 소설가들의 에세이를 더 좋아한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빠져나온다. '이야기' 속에서 나왔을 때의 느낌, 그 느낌이 조금 난감하다. 어쩐지 끌려나온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가 끝나버린 것이 너무 아쉽기도 하며, 어떤 때는 이 이야기가 끝이 나긴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이야기 바깥으로 튕겨져 나오기도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거나, 아예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싫다. 그래서 소설 한 작품을 읽고 다음번 작품을 읽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곤 한다. 반면에 작가들의 에세이는.. 2018. 1. 29.
아기의 영역, 조금씩 조금씩 넓어져 간다_아빠 아기의 영역, 조금씩 조금씩 넓어져 간다 사람이 처음 태어나면 누워있는 자리, 딱 그만큼밖에 없다. 거기서 보이는 것들, 냄새, 2-3시간에 한 번씩 입으로 들어오는 것들 등 그 정도가 세계의 전부다. 그러다가 보이는 게 조금씩 많아지고, 손으로 무언가를 쥘 수 있게 된다. 저 멀리 무언가 보이는 데 무엇이 보이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가서 보고, 만지고, 입에 넣어봐야 하는데 아직은 몸을 뒤집을 수조차 없다. 그래서 온 힘을 쥐어짜 뒤집는다. 뒤집고, 뒤집다가 겨우 몸을 이동시키는 요령을 터득하는데 그조차도 쉽게 되질 않는다. 처음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한다. 어찌나 답답한지 짜증도 나고, 눈물도 난다. 그러면서 배를 밀어 앞으로 가는 요령을 터득한다. 일단 한번 앞.. 2018. 1. 26.
카프카, 산책을 나서다 -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 카프카, 산책을 나서다 1.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 카프카가 처음으로 발표한 작품집의 제목은 ‘관찰’(1913년)입니다. 카프카는 1904년부터 1912년까지 일기와 연구 노트,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작품을 쓰곤 했는데요, 그것들을 엄선하여 펴낸 것이 바로 『관찰』입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18편의 짧은 이야기에는 아이들, 사기꾼, 독신자, 상인, 전차의 승객, 말의 기수, 인디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출현합니다. 사건도 가출, 전차에서의 하차, 등산, 말달리기 등 산만합니다. 이후에 카프카가 집중적으로 다루게 되는 가족 드라마, 법정 공방, 민족과 예술의 문제 같은 거시적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관찰’이라는 주제와 관련해서만 보면 더욱 희안한데요. 관찰할 만한 대상도, 관찰 가능한 도구도, .. 2018.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