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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잠 자는 아기의 첫 걸음 ― 낮과 밤 구분을 확실히! 통잠 자는 아기의 첫 걸음 ― 낮과 밤 구분을 확실히! 어린 아기를 키우는 부모의 가장 큰 소원 중 하나는 ‘잠’이다. 아기가 통잠(예닐곱 시간 이상 내리 자는 것)만 자게 되어도 육아가 훨씬 수월해진다. 나도 딸이 신생아이던 때에는 소원이 ‘3시간 내리는 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3시간 정도 간격으로 아기에게 수유를 했는데(모유가 잘 안 나와 일찍부터 완분[완전 분유 수유]을 했다), 아기가 먹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3시간 간격인데, 이것은 실제 엄마아빠에게는 거의 2시간마다 텀이 돌아오는 것과 같다. 먹이는 데 15~20분 정도가 걸리고 먹인 다음 트림을 시키는 데 또 그 정도 시간이 들며, 분유를 타고 분유병을 씻어 놓고 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3시간을 내리 잘 수가 없.. 2017. 11. 3.
『낭송 세종실록』 - 한글 창제와 가치들의 대립 『낭송 세종실록』 - 한글 창제와 가치들의 대립 이조판서 허조가 아뢰었다.“신은 그에 따른 폐단이 두렵습니다. 만일 간악한 백성이 율문을 알게 되면, 형벌을 피하는 요령만을 터득하여 거리낌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법을 농단하는 무리들이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임금이 말하였다.“그렇다면 백성들을 무지한 상태로 두어서 죄를 짓게 하는 것이 옳겠는가? 백성들에게 법을 알지 못하게 하고 그것에 의거해 죄를 준다면 조삼모사의 술책에 가깝지 않겠는가? 더욱이 태종께서 이두로 법문을 번역하게 하신 것은 모든 사람들이 법을 알 수 있도록 하신 것이다. 경들은 고사를 상고해서 올리도록 하라.”- 홍세미 풀어읽음, 『낭송 세종실록』, 125~126쪽 예나 지금이나 한가지 비슷한 것은 보통 사람이 ‘법’의 오묘한 조.. 2017. 11. 2.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기 이상의 수고가 부모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한 사람의 성장은 그밖에도 많은 것에 빚을 지게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 내 삶이 받아들이고 빨아들인 것의 양을 헤아릴 수가 없다. 그중에는 사람도 있고, 시간과 공간과 경험도 있다. 가깝게는 친척들이 있었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달라지던 친구들이 있었다. 선생들이 있었고, 옆집이나 앞집, 아랫집의 이웃들이 있었다. 이사할 때마다 낯설다가 익숙해지던 집들이, 놀이터를 둘러싼 마을의 공기가, 하루 백 원씩 받던 용돈이, 그 용돈으로 사먹을 수 있었던 수많은 과자와 사탕들이 있었다. 수 천 수 만 번 겹쳐진 내 발자국.. 2017. 11. 1.
미셸 푸코, 『주체의 해석학』 단 한번도 되어 본 적 없는 자기가 되기 미셸 푸코, 『주체의 해석학』푸코와 마르크스 알튀세르가 1964년 『자본론을 읽자』에서 푸코에 대해 이렇게 경의를 표한다. “인식의 저서들을 독서하는 데 있어서 우리의 길잡이가 되었던 거장들, 즉 과거에는 가스통 바슐라르와 카바이에스이며 오늘날에는 조르주 캉길렘과 미셸 푸코인 그들” 알튀세르는 자기 제자였던 푸코의 책들을 ‘개척자적 작품’ 또는 ‘해방의 작품’이라고 극찬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알튀세르는 “그는 내게서 차용한 의미나 용어들이 그의 사상과 붓 아래에서 나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어떤 것으로 변형되었다”고 가벼운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사실 푸코는 평생 알튀세르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자제했다. 어쩌면 말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알튀세르는 푸코의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대단.. 2017.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