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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체로서의 몸​ 면역체로서의 몸​ 신체(body)는 그것이 특별한 법적 자격을 결여하고 있기 때문에 인격(person)에서 사물(thing)로 이동하는 수단이라고 이야기된다.법에서 신체처럼 많이 이야기된 것도 없다.신체는 이러한 두 차원들을 진동하며,인격에서 사물로 혹은 사물에서 인격으로의 이동을 가능케 한다. ─Roberto Esposito, 『Person and Things』 인격(person)과 개체적인 것 앞서 보았던 자유가 개체적인 것의 문제로, 소유형으로 접근되는 것은 특이한 발상이다. 능력으로서의 자유가 아니라 자유란 이제 선천적으로 개인에게 주어진 소유하는 권리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권리를 당연히 가졌다고 선험적으로 상정되는 개체가 오히려 이상한 사고 아닐까? 이렇게 권리나 의무와 같은 무언가를 소유하고.. 2017. 11. 9.
‘얼마나 벌’ 것인가? 아니! ‘어떻게 쓸’ 것인가? ‘얼마나 벌’ 것인가? 아니! ‘어떻게 쓸’ 것인가? 子曰 奢則不孫 儉則固 與其不孫也 寧固 공자가 말했다. “사치하는 사람은 겸손하지 않고, 절약하는 사람은 고루하다. 겸손하지 않은 것보다는 차라리 고루한 것이 낫다.” - 「술이(述而)」편 35장 = 글자 풀이 == 관련 주석 =‘탕진잼’. 탕진과 재미가 합쳐진 말로, 요즘 청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이다. YOLO족(You Only Live Once : ‘인생은 한 번뿐이다’)이란 말도 있다. 그럴 듯하게 포장하긴 했지만, 모두 소비를 통해 현실로부터 탈출하려는 몸부림들이다. 고달픈 현실 같은 것과 거리가 있는 나도 ‘탕진잼’의 맛을 좀 안다. 그러나 소비가 주는 해소감은 소비하는 바로 그 순간뿐이다. 충동에 이끌려 산 물건들이 비좁은 공간 한 구석을 .. 2017. 11. 8.
‘평범’의 패배주의에 맞서 ‘평범’의 패배주의에 맞서 나는 별 일 없이 산다 "「네 꿈은 평생 평범하게 사는 거라며?」/(…) 「저기…, 너 정말 유명해지고 싶다거나, 부자가 되고 싶다든가… 그런 젊은이다운 꿈은 없니?」/ 「없어. 난 두더지처럼 죽은 듯이 숨어 살 거야….」/ 「불행도 행복도 필요없단 거야?」/ 「응….」"(후루야 미노루, 『두더지』 1권)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 『두더지』의 한 장면이다. 주인공 스미다는 ‘평생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범상치 않은 꿈을 털어놓는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혼자서 낚시터 보트대여점을 운영하는 중학생 스미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평범해질 수 없는 이 소년은 외친다. “평범 최고!” 스미다가 말하는 ‘평범’에는 강한 저항감이 섞여 있다. ‘너희들은 모두 특별하다’ ‘자기만의 꿈을 갖고 살.. 2017. 11. 7.
조선왕조실록―무궁무진한 인정세태 보고서 조선왕조실록―무궁무진한 인정세태 보고서 임금이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요즈음 의원들은 약방서(藥方書)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 양홍달과 조청 같은 내의원들도 그러하다. 궁중에서 열 살쯤 되는 아이가 병이 났었다. 조청에게 약을 지으라고 명했더니 어른이 복용하는 것과 똑같이 지어 왔다. 의심스러워 사람을 시켜 물으니 대답하기를 ‘약방서에 소아는 5,6세를 가리킵니다’라고 말하였다.그가 상고한 것에 빠뜨린 것은 없는지 염려스러워 내가 직접 약방서를 열람해 보았다. 『천금방』을 보니 ‘2,3세는 영아(嬰兒)라 하고, 10세 이하는 소아(小兒)라 하고, 15세 이하를 소아(少兒)라 한다’고 쓰여 있었다. 이것을 조청에게 보여 주자 부끄러워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러니 어찌 사람이 상하지 않겠.. 2017.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