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379 [북-포토로그] 홍매화, 피어나기 직전! 홍매화, 피어나기 직전! 남쪽에는 벌써 매화가 활짝 피었다던데, 북쪽은 아직 꽃망울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꽃망울은 자연스럽게 피어나겠지만, 그래도 그냥 피어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아직 차가운 바람 속에서 겨우겨우 온기를 그러모아 온 힘을 다해 가지 끝으로 밀어내고 있겠지요. 그렇게 피어나서 그 향기가 더욱 그윽한 모양입니다. 갑진년 봄, 피어나려고 애쓰는 모든 꽃들을 응원합니다.^^ 陶山月夜詠梅(도산월야영매) _ 퇴계 이황 獨倚山窓夜色寒(독의산창야색한) 홀로 산으로 난 창에 기대니 밤빛 찬데 梅梢月上正團團(매초월상정단단) 매화가지 끝에 달이 솟아 정녕 둥글구나 不須更換微風至(불수갱환미풍지) 미풍조차 부를 필요 없으리라 自有淸香滿院間(자유청향만원간) 맑은 향기 집안에 저절로 가득하니 2024. 3. 12. [우.세.소]인문공간 세종의 인류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인류학, 신체 체조 인문공간 세종의 인류학 세미나를 소개합니다⚊인류학, 신체 체조 강평 3단 콤보를 시작하기까지 3년 전 인류학 책을 읽으며 원시 사회를 접했다. 치우친 것의 균형을 맞추는 ‘야생의 사고’, 거친 풍랑을 가르며 목숨을 걸고 목걸이와 팔찌로 전하는 ‘증여’, 덜 생산하고 덜 먹으면서 누리는 ‘원초적 풍요’ 개념을 통해 삶에는 ‘다른 방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다른 방향’이 왠지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세계는 구석기-신석기-산업혁명-과학혁명으로 일률적으로 진보한 것이 아니었다. 수만 년 전 고고학적 자료가 아니라 나와 동시대, 세계 곳곳에서 수렵 채집하는 구석기인의 자료를 접하고는 원시 부족이 가깝게 느껴졌다. 원시 부족을 신비화하며 영웅시하기도 했다. 내 외관은 ‘나 중심’과 ‘효율’의 세계에 붙잡혀.. 2024. 3. 11. [한문이예술] 거북의 그 ‘거대한 시간’에 대하여 거북의 그 ‘거대한 시간’에 대하여 거북이를 좋아하는 선생과 학생의 만남 나는 거북이를 좋아한다. 아마 나를 오랫동안 본 사람들은 이렇게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네가 싫어하는 동물이 있어?” 그 질문에 답하기는 힘들지만… 어쨌든 동물 중에서도 거북이를 좀 더 좋아한다. 무언가를 좋아할 때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누군가는 거북이를 동물계 척삭동물문, 파충강의 거북목으로 세세하게 분류하면서 이해하고 싶어하거나 어떤 종류와 부위, 과거를 갖고 있는가를 줄줄 외우며 익히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나의 경우에는 그냥 푹 빠져버리고 만다. 어느 날 정신 차리니 좋아하는걸 깨닫고 그 이후에 이유를 찾게 되는 식이다. 내가 깨달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거북이의 등껍질의 지문같은 주름들, 매끈하면서도 나른한 눈의 모양.. 2024. 3. 8.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 《벼랑 위의 포뇨》 ①배경 모든 경계에서 꽃이 핀다 사라진 직선 《벼랑 위의 포뇨》를 처음 보았을 때 그림체의 변화 때문에 초반 몇 분 동안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미야자키하면 디테일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유치원 아이들 보는 교육방송처럼 간단히 형태만 살린 바다 생물이 잔뜩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들은 다 귀엽고 재미있어 보였다. 하지만 서사도 기대 밖으로 단순했다. 인간이 되고 싶은 물고기 때문에 멀쩡했던 바닷가 마을이 물에 잠겼다가 다시 원상복귀되는 이야기였다. 마녀도 안나오고 지구가 멸망할 일은 더더구나 없다. 해일이 일어난다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주인공 인어공주도 예쁘지가 않았다. 심지어 얼굴형이 평범한 네모여서 나는 그것도 충격이었다. 엽기발랄한 사랑스러움이 빠진 것이다. 4살.. 2024. 3. 7. 이전 1 ··· 41 42 43 44 45 46 47 ··· 8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