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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로 칼비노, 『나무 위의 남작』 - 우리 시대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이탈로 칼비노, 『나무 위의 남작』- 우리 시대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나무 위의 남작』은 칼비노의 '우리의 선조들'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이다. '우리의 선조들'이라는 타이틀이 보여주듯이 칼비노는 자신들의 시대를 계보학적으로 추적한다. '우리의 선조들'의 첫번째 작품이었던 『반쪼가리 자작』이 '인간'은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나무 위의 남작』은 한 시대의 탄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보인다. 『나무 위의 남작』의 주인공 코지모는 부모와의 다툼 끝에, 반항의 방법으로 '나무' 위에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단지 '반항'이었던 것이 나중에는 그의 삶이 되고 말았다. 그는 평생 나무 위에서 산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며 사냥을 하고, 요리를 하기도 하며, 책을 읽고, 글을 .. 2018. 8. 24.
세포들로 이루어지는 유기체, 그리고 사회 - 中 세포들로 이루어지는 유기체, 그리고 사회 - 中 옛날 사람들은 심(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해혹자는 복부(腹部)에 있다고 하고,또 혹자는 두부(頭部)에 있다고 해서끝내 의견을 통일할 수 없었다.이는 인신(人身)의 생리(生理)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마구치 마츠고로(山口松五郞), 『사회조직론(社会組織論)』(1882) 주권은 어디에 있는가? 스펜서의 「사회유기체설」(Social Organism, 1860)이 일본에서 번역되었던 것은 1882년 야마구치 마츠고로(山口松五郞)에 의해서였다. 『사회조직론』(社会組織論)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서문이다.​옛날 사람들은 심(心)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해 혹자는 복부(腹部)에 있다고 하고, 또 혹자는 두부(頭部)에 있다고 해서 .. 2018. 8. 23.
오쿠다 히데오 『무코다 이발소』 - 도대체 '세대'의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오쿠다 히데오 『무코다 이발소』 - 도대체 '세대'의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나는 딱히 오쿠다 히데오의 팬은 아니다. 그러니까 ‘오쿠다 히데오, 너무 재미있어! 신작이 나왔네! 사야지!!’ 같은 느낌은 없다. 그런데, 책장을 보니 『남쪽으로 튀어』, 『공중그네』, 『한밤 중에의 행진』, 『인더풀』, 『시골에서 로큰롤』까지… '아, 그래도 꽤 많이 읽었구나' 싶다. 여하튼 그건 그렇게 중요한게 아니고, 아니지, 오쿠다 히데오는 유머감각이 풍부하니까, 꽤 중요한 작가다.(나는 인간이 갖춰야할 모든 덕목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유머감각'이라고, 흔들림 없이 믿고 있다.) 여하튼, 그런 사정이 있는데, 우연히 들어간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구입해 읽었다. 『무코다 이발소』를. 뭐랄까, '이거 정말 웃기.. 2018. 8. 22.
청년 니체, 청년과 니체 청년 니체, 청년과 니체​​ 3년 전 쯤, 니체 전작 읽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니체의 첫 단행본인 『비극의 탄생』을 지나, 『반시대적 고찰』과 만났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읽은 텍스트였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그 어떤 생생함, 내 눈으로 니체를 읽는다기보다는 니체가 내게 말해주고 있다는 그런 생생함이 느껴졌다. 난 그렇게 새벽마다 니체의 이야기를 들었다. ​ 『반시대적 고찰』은 니체의 초기작 중 하나다. 1869년, 니체는 스물다섯이라는 이른 나이에 바젤 대학 문헌학과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스물아홉이 되던 해, 『반시대적 고찰』을 쓰기 시작했다. 첫 책인 『비극의 탄생』에 혹평이 쏟아진 다음 해였고, 2명의 청강생만이 있던 겨울학기를 지난 후였다. 본래 좋지 않던 눈이 한층 더 그.. 2018.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