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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스트로스와 함께 하는 신화 탐구] 슬픔이여, 안녕! 슬픔이여, 안녕! 아침마다 추워지고 나도 늙어간다는 생각에 자꾸만 걷던 발걸음이 멈춰집니다. 뭔가 무거워져요. 이런 저를 보고 아이들이 묻습니다. “엄마, 슬퍼?” 그래서 오늘은 슬픔의 신화학입니다. 그래도 이야기는 웃으며 나누어야겠지요? ^^ 열대의 슬픔 레비 스트로스는 열대가 슬프다고 했습니다.(『슬픈 열대』) 열대가 사람도 아닌데 슬프다니요? 레비 스트로스는 ‘슬픔’에 대해 직접적으로는 아무 말도 않습니다. 사실, 그의 여행기는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도 다루지 않습니다. 참 흥미롭지요. 그가 탐험한 열대란 서양제국주의가 잔인하게 할퀴고 간 장소였는데 말입니다. 레비 스트로스는 찢기고 버려진 아마존 인디언들의 삶에 대해 어떤 도덕적 선(先)판단도 갖지 않습니다. 벌판에 맨몸으로 누워 잠 청하는 인디언을.. 2022. 10. 10.
[요요와 불교산책]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 ,71) 『무소의 뿔 경』 전체를 읽어본 적이 없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 구절은 독립, 자유, 결단, 마이 웨이와 같은 이미지와 결부된다. 지리멸렬한 현실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라, 이런저런 주위의 시선과 기대 따위 훌훌 털어 버리고 네 식대로 살아도 좋다는 희망과 위로를 주는 선언으로 들리기 때문일 게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모두 제 살 길 외에는 관심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얽히고설켜서 잘 사는 방법을 찾아도 모자랄 판인데 불교마저 개인주의를 부추기는 것 아닌.. 2022. 10. 7.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9) : 한비자 개요 ⑤ 복합적인 사상의 결(3) 칼과 바다, 정치사상가 한비자 읽기 (9) : 한비자 개요 ⑤ 복합적인 사상의 결(3) 3) 당대 여러 사상조류를 검토하고 사상 선배들을 비판적 음미했다. 「난세」(難勢)는 신도(愼倒)의 세(勢) 논리를 논박한 글로, 세(勢)를 검토해 자신의 사상으로 수용하는 장면이, 「정법」(定法)은 세(勢)뿐 아니라 신불해(申不害)의 술(術)과 상앙(商鞅)의 법(法)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상앙의 법사상과 관련해 「칙령」(飭令)과 「제분」(制分)을 두어 법 사상을 따로 다룬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대사상에 대한 비판이 자신의 사상 정립에 필수임은 두 말이 필요치 않다. 당대 경쟁자들을 비판한 글은 학술사 연구에 좋은 자료다. 「현학」(顯學)이 대표적인 글로 당시 현저한 영향력을 가졌던 유가와 묵가(墨家)에 .. 2022. 10. 6.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좋지 아니한가? 원래 이 글은 전혀 다른 내용일 뻔했다. 의 주제들을 짜던 3월까지만 해도, ‘사랑’과 관련해서는 진한 한숨이 묻어 있는 전개가 예정되어 있었다. 공부와 연애의 병행 불가능성에 대한 한탄, 그럴수록 커지는 환상, 깊어지는 슬픔, 그리고 거기에 초연해지는 기술 따위를 쓰려 했다. 맨날 늘어놓던 지겨운 투정과 성과 없는 자기 최면 말이다. 하지만 이젠 그런 침침한 글을 쓸 수가 없다. 그땐 거의 포기 상태였고, 별자리상 실낱같은 희망이 있을 거라는 말도 그냥 웃어넘겼었다. 나를 방해하지 마라. 열심히 공부해서 티 없이 청정한 수행자의 길을 가려니까. 슬픔을 밀어내고 겨우내 마음을 추슬렀을 즈음, 불현듯 핑크빛 봄이 찾아왔다. ‘꿈★은 이뤄진다’는 말이 진실이었나? 꿈.. 2022.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