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024 어느 반지하 생활자의 수기 어느 반지하 생활자의 수기 매달 12일의 울분 학교 기숙사를 신청했는데 여지없이 떨어졌다. 입주자 선발은 랜덤 추첨 방식이었고 입사 경쟁률은 4대 1정도로 높았다. 때문에 집이 먼 학생들은 대부분 자취를 하는데, 고스란히 ‘서울 집값’의 쓴맛을 보는 수밖에 없다. 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알게 된 것은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었다. 평균 월세보다 조금이라도 싼 곳에 살기 위해서는 왕복 세 시간 이상 걸리는 먼 지역을 선택하거나 반지하나 옥탑방 같은 위아래 극단을 고르는 수밖에 없다. 햇볕이 안 들고 창밖으로 사람들의 발만 보이는 반지하, 여름엔 찜통이고 겨울엔 입김이 나오는 옥탑방. 그런 곳에 살면 좀 어떠냐는 말을 들으면, 뭐 그렇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게 오만원 십만원 싼 곳에 살아도 여전.. 2018. 11. 28. [쿠바 리포트] 택시는 왕이다 택시는 왕이다 아바나의 상상초월 교통수단요새 나와 친구들은 만나기만 하면 이런 말을 한다. ‘차를 사고 싶다!’ 길을 가다가 외국인들이 빌린 아반떼나 소나타가 지나가면 그저 감탄만 나온다. ‘저 차가 내 차라면!’ 고작 5km를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2시간이나 기다린 후에는 이런 탄식이 나온다. ‘제발, 모닝 중고차라도 좋다!’ 사실 내가 살면서 이런 말을 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운전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어서 운전면허도 미루고 미루다가 작년에 뉴욕을 떠나기 전에 겨우 땄다. (필기시험도 운전면허시험도 한 번씩 떨어졌다.) 뉴욕에서 룬핀이 차 사고 싶다고 노래를 부를 때 내가 얼마나 타박을 했던가. 가난한 학생 주제에 욕심 부리지 말라고. 지구상에 차가 얼마나 많은데 너까지 매연을 내뿜는 주.. 2018. 11. 27. 평화와 실용의 별자리, 황소자리 평화와 실용의 별자리, 황소자리 곡식을 자라게 하는 비가 내린다는 ‘곡우'(양력 4월 20일 무렵)는 사실 가뭄이 심한 시기입니다. 이제 막 뿌린 씨앗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농부의 마음은 애가 타지요. 하지만 비가 내리길 간절히 바라며 농부들은 매일 자신의 농작물을 돌봅니다. 초조하다고 함부로 덤비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비가 내리고, 곡식들이 쑥쑥 자라는 ‘입하’를 통과합니다. 곡우에서 ‘소만’(양력 5월 21일 무렵) 전날까지 태어난 사람들, 이 시기 농부의 성실함과 정성, 그리고 만개한 꽃과 연두색 잎들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닮은 사람들이 바로 황소자리입니다. 실용성과 편안함 뿔 달린 황소머리를 표현한 기호 를 가지고 있고, 7세에서.. 2018. 11. 26. 애 낳았다고 아빠가 되더냐 애 낳았다고 아빠가 되더냐 계획적으로 아빠되기 옛말과는 다르게 요즘엔 아이의 출산, 육아도 ‘계획’이 된다. 아니, 이제는 계획을 해서 낳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안심할 수 있는 동네어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많아야 아이 두 명인 집에서 육아는 오로지 엄마, 아빠 두 사람의 몫이 되었다. 혼술, 혼밥인 시대에 육아 역시 각자도생의 길을 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언제 낳을지는 엄마, 아빠의 자금규모, 맞벌이하고 있는 일의 상태나 휴직의 가능여부, 부모님들의 조력에 대한 확보 등의 조건이 고려된다. 그리고 당연히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전세기간, 직장으로 인한 이사계획 등도 빠뜨려선 안 된다. 아내는 교사라서 우리에겐 방학이라는 조건을 하나 더 고려해야 했다. 결혼 초 아내와 난 시작한 지 얼마.. 2018. 11. 23. 이전 1 ··· 104 105 106 107 108 109 110 ··· 2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