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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내인생의주역] 우물터 매니저 되기 우물터 매니저 되기 水風井 ䷯ 井, 改邑不改井, 无喪无得, 往來井井. 汔至亦未繘井, 羸其甁, 凶. 初六, 井泥不食. 舊井无禽. 九二, 井谷射鮒, 甕敝漏. 九三, 井渫不食, 爲我心惻, 可用汲. 王明並受其福. 六四, 井甃无咎. 九五, 井洌寒泉食. 上六, 井收勿幕, 有孚元吉. 주역의 정(井)괘는 물 아래 나무가 있는 모습으로, 두레박으로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형상이다. 예전의 우물터는 마을의 중심에 거처를 정해 맑은 물을 항상 공급하고, 누구나 그 물을 마시게 해주었다. 정(井)괘는 그런 우물의 덕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우물물은 마을 주민들을 길러내는 생명수였다. 문이정도 ‘공부로 우물의 덕을 긷는 공간’이 되고자 수풍정(水風井)괘를 비전 괘로 삼아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최근에 문이정을 오래 지속할 수.. 2020. 4. 28.
[연암을만나다] 문장과 노는 역관 문장과 노는 역관 수능만큼이나 조선의 수많은 유생들은 과거에 매달렸나보다. 아니, 내 생각엔 유생들이 더 과했던 것 같다. 재수, 삼수가 아니라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한평생 과거에 매달린 사람들도 많았던 걸 보면 말이다. 거기다 어찌나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합격되기 위해 용을 썼던지 옆에 사람들 막대기로 찌르고 싸우기는 물론 온갖 비리가 속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웃기게도 그렇게 열렬히 매달리던 과거시험도 합격하고 나면, 공부한 것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과거 시험 문장이라는 게 따로 있었는데 문장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이 주여서 다른 곳에 응용할 수 있는 글쓰기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세태에 대해 개탄하고 있던 어느 날, 연암의 옛 제자 ‘이군 홍재’라는 자가 찾아온다. ‘자소집(自笑集)’이라는 자.. 2020. 4. 23.
[연암을만나다] 집중, 불꽃을 피우는 길 집중, 불꽃을 피우는 길 황해도 부근 금천의 협곡에 묵고 있을 시절, 연암의 집 앞에 살던 청년이 있었다. 대문을 마주하고 있는 사이라니! 이 둘의 사이는 예사롭지 않다. 이 청년이 연암을 찾아간 어느 날, 연암은 망건도 쓰지 않고 버선도 신지 않고, 창문턱에 다리를 척~걸쳐 놓고 누워서 행랑것과 문답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 연암은 사흘을 굶은 상태였다. 이 청년을 보고서야 옷을 갖추어 입고 앉아 당세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하는데, 이 둘의 이야기는 밤새도록 계속되었다고 한다. (배고픔도 잊고)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라~ 이 청년이 바로 이낙서 李落瑞(이서구 李書九)다. 연암보다 17살이 어린 친구다. 어지간히 책을 좋아하던 청년이었는지, 마루에서부터 시렁에 이르기까지 책으로 가득 차있.. 2020. 4. 16.
[내인생의주역] 어그러짐에서 어우러짐으로 어그러짐에서 어우러짐으로 火澤 睽 ䷥ 睽, 小事吉. 初九, 悔亡, 喪馬, 勿逐自復, 見惡人, 无咎. 九二, 遇主于巷, 无咎. 六三, 見輿曳, 其牛掣, 其人天且劓. 无初有終. 九四, 睽孤, 遇元夫, 交孚, 厲无咎. 六五, 悔亡, 厥宗噬膚, 往何咎? 上九, 睽孤, 見豕負塗, 載鬼一車, 先張之弧, 後之弧, 匪寇, 婚媾, 往遇雨, 吉. 규괘는 물과 불, 애초에 갈 길이 다른 존재들이 임시로 동거하는 형상의 괘이다. 안 그래도 위로 타오르는 불이 윗자리에 있고, 아랫자리에는 밑으로 흘러내리는 물이 놓인 꼴이니 이제 앞으로 둘의 사이는 어긋나고 멀어질 일만 남았다. 분열이 시작되는 규(暌)의 시대. 지금 우리 집이 딱 그 짝이다. 우리 집 최연소 구성원은 방년 십오 세. 사춘기의 정점을 찍는다는 중2이다. 불과 2.. 2020.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