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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아기가왔다 146

아기가 운다, 아기는 운다, 아기는 원래 운다_육아일기 아빠편 아기가 운다, 아기는 운다, 아기는 원래 운다 - 무심한 듯 시크하게 “탕, 탕, 탕” 아빠는 딸에게 막 이유식과 분유를 먹이고 전쟁터가 된 부엌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또 ‘탕, 탕, 탕’, 아빠는 이게 무슨 소린지 안다. 우리 딸이 체중계를 두드리는 소리다. 굉장하다. 누워서 꼼짝도 못하던 그녀가 뒤집더니, 상체를 들더니, 양다리를 허우적거리더니, 긴다. 아빠가 한쪽 손을 잡고서 억지로 박수를 쳐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손을 번쩍 들어서 눈 앞에 있는 모든 물건(아빠 포함)을 두드리려 든다. 이 두 가지, 기는 것과 두드리가 합쳐져 오늘의 저 굉장한 소음을 만들어낸 것이다. 아기는 정말 느릿느릿 빨리도 큰다. 잽싸게 설거지를 마친 아빠는 체중계 두드리기에 열중하는 딸을 들어 옮긴다. 체중계를 .. 2017. 11. 24.
산다, 자란다, 배운다 - 모든 것을 배운다_육아일기 산다, 자란다, 배운다― 모든 인간은 ‘호모 쿵푸스’다 _ 엄마편 눈 깜짝할 새에 매트 위 저쪽 끝에 옮겨 놓았던 딸이 이쪽 편 끝에 있는 식탁 아래에 와서 고개를 들고 씩 웃는다. 아직 정식으로(?) 팔다리를 들어서 기지 못하고, 배를 바닥에 붙인 포복 자세로―마치 군인들이 적진 침투 훈련이라도 하는 듯한 그런 자세로―기는데도 전광석화와도 같다. 하, 이제 200일을 갓 넘겼을 뿐인데…. 태어나 먹고(빨고), 자고, 싸고, 울고―이 네 가지만 할 줄 알던 아기가 그 200일 동안 습득한 배움은, 생각하면 엄청난 것이다. 누웠던 자리에서 옆으로 살짝 돌리지도 못하던 몸뚱이를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갈 수 있을 만큼 말이다. 알고는 있었다. 갓 태어난 아기가 생명의 ‘본능’에 관련된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2017. 11. 17.
아기가 왔다, 그리고 먹는다, 아빠가 된다 아기가 왔다, 그리고 먹는다, 아빠가 된다 우리 딸이 이유식을 먹은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맨 처음 쌀을 먹던 날, 아빠는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른다. 200여일 아기를 돌보면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 중 하나였다. 어째서 그렇게 긴장했던 걸까. 생각해 보면, ‘아기’가 ‘사람’이라는 느낌이 희박해서 그랬던 것 같다. 엄마, 아빠와는 먹는 것도 다르고, 자고 일어나는 주기도 다르고, 아무 때나 울고, 싸고...... 팔, 다리, 눈, 코, 입을 빼곤 모두 다르니 그(녀)가 도무지 ‘동류’로 느껴지지 않았달까. 무조건적으로 돌봐주어야 하는, 어쩐지 엄청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체이기는 했지만, 이 녀석이 ‘인간’이라는 걸, 게다가 내 자식이라는 걸 확실하게 알고 있음에도 실제 대할 때의 느낌은 ‘이게 정.. 2017. 11. 10.
통잠 자는 아기의 첫 걸음 ― 낮과 밤 구분을 확실히! 통잠 자는 아기의 첫 걸음 ― 낮과 밤 구분을 확실히! 어린 아기를 키우는 부모의 가장 큰 소원 중 하나는 ‘잠’이다. 아기가 통잠(예닐곱 시간 이상 내리 자는 것)만 자게 되어도 육아가 훨씬 수월해진다. 나도 딸이 신생아이던 때에는 소원이 ‘3시간 내리는 자는 것’이었다. 우리는 처음부터 3시간 정도 간격으로 아기에게 수유를 했는데(모유가 잘 안 나와 일찍부터 완분[완전 분유 수유]을 했다), 아기가 먹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3시간 간격인데, 이것은 실제 엄마아빠에게는 거의 2시간마다 텀이 돌아오는 것과 같다. 먹이는 데 15~20분 정도가 걸리고 먹인 다음 트림을 시키는 데 또 그 정도 시간이 들며, 분유를 타고 분유병을 씻어 놓고 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3시간을 내리 잘 수가 없.. 2017.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