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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8

"군자는 그릇처럼 살지 않는다" 논어 "군자는 그릇처럼 살지 않는다" 정말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는 말이다. “군자는 그릇처럼 살지 아니한다”. ‘그릇처럼’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물이 그릇의 모양대로 담기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 인상이었다. 물은 원래 정해진 모양이 없지만, 그릇에 담기면 그릇의 모양에 제 몸을 맞춘다. 유연하고 흐르는 것을 가두어 고정시키는 것이다. 금방 만든 음식이 담겨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는 모습이 그 다음에 떠올랐다. 배를 부르게 하여 살 수 있게 하는 것은 그릇이 아니라 음식이다. 그릇은 중요하긴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그릇이 깨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어딘가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그릇의 모양은 꺾여 부러지고야 마는 나무작대기처럼 고지식하다. 고지식하면.. 2014. 9. 19.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니..." 『논어』라는 삶의 '기준' 子曰 君子는 食無求飽하며 居無求安하며 敏於事而愼於言이요 就有道而正焉이면 可謂好學也已라.(자왈 군자 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먹는 것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며, 거처하는 것에 편안함을 구하지 아니하며, 일하는 데에는 민첩하고 말하는 데에는 조심하며, 도를 가진 자에게 나아가서 자기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이를 만하다."─『논어』論語, 학이(學而)편 14장 (『논어강설』, 성균관대 출판부, 이기동 역) 『논어』를 읽는 것은 '모험'을 떠나는 것과 같다. 위험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믿어 온 가치, 의식하지 않았던 것들, 반사적으로 행해 왔던 행동들까지 의식의 저변을 이루는 무수한 기.. 2014. 9. 1.
배움, 내 자신이 즐거운 것 진정한 호모 쿵푸스 『행복한 청소부』가 가르쳐 준 배움 그리고 행복 ― 일과 함께 배우고, 일과 함께 익히고, 자기 현장을 떠나지 않기 한 청소부가 있다. 그의 일은 거리명이 쓰여 있는 표지판을 닦는 것. 닦아 놓아도 금방 더럽혀지곤 하는 표지판을 닦는 이 일을 그는 정말 사랑한다. 얼마나 깨끗하게 닦던지 그가 맡은 구역의 표지판은 늘 새것으로 보일 정도다. 그가 맡은 거리는 작가와 음악가들의 거리. 바흐 거리, 베토벤 거리, 모차르트 거리, 괴테 거리, 실러 거리, 토마스 만 광장 등등이라고 써져 있는 표지판을 그는 날마다 닦는다. 아저씨는 행복했어. 자기 직업을 사랑하고, 자기가 맡은 거리와 표지판들을 사랑했거든. 만약 어떤 사람이 아저씨에게 인생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면, “없다”라고.. 2014. 8. 22.
[씨앗문장] 내가 글을 쓰는 이유 나는 글을 왜 쓸까?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은 글을 통해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널리 이름을 알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런 기대가 허망하다는 걸 곧 알게 된다. 무엇보다 나에겐 그럴 능력이 전무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겠지만, 글쓰기의 세계가 그런 희망에는 도무지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뒤늦게 깨닫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글을 쓰면 쓸수록 세상에 영향을 끼치거나, 이름을 알리는 것은 고사하고, 글쓰기만으로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어렵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마음은 더욱 후회막급이 된다. 글도 세상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대체 글은 왜 쓸까?7- 강민혁, 『자기배려의 인문학』, 244쪽 ‘좋은 책’에는 ‘좋은 질문’이 있는 법이다. 그 질문이 꼭 ‘특.. 2014.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