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이야기 ▽135 『한서』, 우주의 눈에서 지상의 눈으로 '욕망을 해부하다' 『한서』, 우주의 눈에서 지상의 눈으로 '욕망을 해부하다' 사기, ‘우주의 눈’으로 3천년을 주파하다 사마천이 14년간 망라한 시대는 엄청난 시공간이다. 신화시대인 황제부터 한나라 무제까지 장장 3천년을 포괄한다. 그에 반해 한서는 한나라에 주목하고 있다. 3천년의 시공간을 주파하는 통사와 200년의 단대사. 먼저 사기가 다루는 3천년의 역사를 보기로 하자. 사기는 하, 은, 주, 진 등 다양한 나라의 본기로 구성되어 있다. 왕을 다룬 본기는 말 그대로 근본을 일컫는다. 뿌리가 여러 개라니 그것부터가 근본을 중시할 생각이 없음을 알 수가 있다. 원조 족발이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듯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맛이고 맛의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사기도 그런 게 아닐까. 다양한 근본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선택과.. 2019. 8. 14. 역사, 차이나는 파동의 길 역사, 차이나는 파동의 길 역사, ‘주역’이라는 렌즈를 통과한 기억 우리는 보통 역사를 업적 기록으로 생각한다. 역사를 업적 중심으로 기억하는 것은 업적을 남긴 자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나만 해도 잘한 일만 기억한다면 분명 그것은 내가 고정화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의지가 개입된 것이다. 성과를 기준으로 나와 남을 평가하고 싶은 의지. 이렇게 우월감으로 사는 자는 과거를 자기식으로 편집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역사도 다르지 않다. 업적 중심의 역사는 분명 권력자의 시선으로 그려진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민초, 여성, 자연 등의 소수자의 목소리가 실려 있을 리 만무하다. 부분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권력자들의 시선에 맞게 편집되어 있다. 역사는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세계를 해석하고 유지하려는.. 2019. 7. 24. 『한서』가 나오기까지, 반씨가문을 기억하라(3) 『한서』가 나오기까지, 반씨가문을 기억하라(3) 반고, 나는 문사로소이다! 본격적으로 반고에 대해 알아보자. 반고는 ‘9살에 문장을 짓고 시부를 외웠으며, 장성하여서는 전적과 구류백가의 책을 두루 읽고 깊이 연구하지 않은 책이 없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타고난 문재와 공부의 성실성. 학문을 넘나드는 통섭의 사유가 있었다. 흔히 어릴 때부터 뛰어나면 우쭐대거나 자만에 빠지기 십상인데, 반고는 학문으로 자신을 과시하거나 타인을 비하하지 않았다. 오히려 성품이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너그러워 태학에서 공부하던 시절 반고를 좋아하지 않은 유생이 없었다고 한다. 청년 반고의 삶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은 부친 반표의 죽음을 맞이했던 23살때였다. 장남인 반고는 태학에서의 공부를 중단하고 고향으.. 2019. 7. 10. 『한서』가 나오기까지, 반씨가문을 기억하라(2) 『한서』가 나오기까지, 반씨가문을 기억하라(2) 천명을 살핀 부친 반표 『한서』가 기억하는 반표의 시대성은 특별하다. 서기 5년, 전한의 마지막 황제 평제가 독살로 죽고, 왕망이 세운 신나라는 약 15년만인 서기 23년에 멸망한다. 2년간의 혼란기가 지난 서기 25년 광무제 유수가 후한을 세운다. 반치의 아들이자 반고의 아버지인 반표는 서기3년, 이러한 극도의 혼란기에 태어나, 일생에 한 번도 경험하기 힘든 왕조의 교체기를 두 번이나 겪는다. 반표가 역사무대에 등장한 건 왕조의 두 번째 교체기. 즉 후한을 선포한 광무제가 전한의 옛 영토를 거의 다 수복하고, 최후의 경쟁자였던 농우지역의 외효·촉한의 공손술과 대립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천하대세는 성군이라 칭송받는 광무제에게 기울어진 상태로, 반표 역시 .. 2019. 6. 26. 이전 1 ··· 30 31 32 33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