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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이야기 ▽214

[청년주역을만나다] ‘가는 바’를 두어야 나아갈 수 있다 ‘가는 바’를 두어야 나아갈 수 있다 주역을 공부하다 보면 자주 보이는 단어들이 있다. 리섭대천(利涉大川), 무구(无咎), 리정(利貞) 등등 이런 글자들이 많이 나오는데 외울 때는 이 글자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게 된다. 쉽고 외우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에 유독 눈길이 가는 글자가 있었다. 바로 유유왕(有攸往) 이다. 이 단어에는 앞에 불리(不利)나 리(利)가 많이 붙는데 이상하리만큼 입에 착 달라붙었다. 이 단어는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길을 한 발자국 내딛기 전에 방향이나 목표를 잡고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관용구가 들어가는 효사 중에 내가 인상 깊게 본 게 하나가 있다. 대축괘의 구삼효다. 대축괘의 뜻은 ‘큰 것을 축적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 2021. 8. 4.
[청년주역을만나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주역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주역 주역을 공부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물론 아직 생 초짜다.^^ 그래서 주역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 보고 싶다. 작년의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렇게나 운동만 하고 노는 것만 좋아하던 내가 공부가 하고 싶다고?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주역 속의 어떤 힘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다. 그 힘이 무엇인지 한번 파헤쳐 보자! 처음에 주역은 나에게 그저 ‘한자’ 였다. 뜻도 모르는 글자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이런 글자들을 외워야 한다니 막막했다. 거기에다 번역되어있는 말들은 의미 불명이었다. 용이 밭에 나타났으니 대인을 만나는 게 이롭다든지(見龍在田, 利見大人), 엄지발가락에서 감응을 한다든지(咸其拇),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든지(利涉大川)…. 평소에 친구들이랑 .. 2021. 7. 27.
철학자로서의 노자(2) _ 삶의 기술(art)로서의 철학 노자의 목소리, 시인의 언어와 철학자의 언어(14) 철학자로서의 노자(2) _ 삶의 기술(art)로서의 철학 철학을 다르게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노자』를 통치철학, 사회철학 혹은 정치사상으로 읽지 않고 다르게 읽는 길을 모색해 보자. 서양철학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는 방법도 참고자료로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서양철학의 모태이자 근간인 고대 그리스철학과 이를 이은 중세철학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철학을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 철학에 대한 당대인들의 생각은 한마디로 ‘철학은 삶의 지표’였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철학은 삶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었다. 철학은 기본적인 질문들―삶이란 무엇인가,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가치있는 인생이란,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등―을 끌어안고 .. 2021. 7. 23.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瘞旅文(예려문) – 나그네를 묻어주다 瘞旅文(예려문) – 나그네를 묻어주다 *번역 : 문리스(남산강학원) 왕수인(王守仁) 정덕 4년(1509) 가을, 초3일, 서울(북경)에서 이목(吏目)이 내려왔는데,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들 하나 종복 하나와 함께 부임지로 가는 길에 용장을 지나다 묘족 민가에 묵게 되었다. 나는 내 집 담울타리 사이로 그 모습을 보았지만 비가 내리고 날이 저물어 어둑하여 북쪽의 소식들을 캐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에 사람을 보내 그를 만나보게 하였지만 이미 떠나고 없었다. 정오 쯤, 지네언덕(蜈蚣坡)편에 사는 사람이 와서 말했다. “한 노인이 언덕 아래에서 죽어있는데, 그 곁에서 두 사람이 곡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것은 틀림없이 이목(吏目)이 죽은 것이다. 애통한 일이로구나!” .. 2021.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