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이야기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27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2부. 슬기로운 유배생활(1) - 군자는 어떻게 유배지와 만나는가 왕양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 슬기로운 유배생활 2부. 슬기로운 유배생활(1) - 군자는 어떻게 유배지와 만나는가 영취산과 박남산이 어우러진 곳에 상(象)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사당 아래에는 묘족들이 모여 사는데 상을 신으로 여기고 섬긴다. 선위사(宣慰使) 안귀영(安貴榮)이 그 사당 건물을 새롭게 해달라는 묘족인들의 요청에 인연하여 나에게 사당의 기문을 요청해왔다. 내가 물었다. “헐어버릴 겁니까? 아니면 새롭게 고칠 겁니까?” 선위사 안군이 대답하여 말하길, “새롭게 고치겠습니다.” “그것을 새로 짓는다니 왜 때문에?”선위사 안군이 대답했다. “이 사당의 시원성(상징성) 때문입니다. 아무도 이 사당의 기원 등에 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살고있는 토착 오랑캐 종족들은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 2022. 2. 9. [왕양명의마이너리티리포트] 지행합일(3) - 두터운 삶과 얇은 삶 : 태어나면서 아는 성인도 배워야 한다 지행합일(3) - 두터운 삶과 얇은 삶 : 태어나면서 아는 성인도 배워야 한다 조금 샛길로! 2020년은 누가 뭐라해도 코로나19의 해입니다. 코로나의 대단한 점은, 제 생각엔, 어떤 단절 그것도 급격한 단절입니다. 올해 초 코로나가 시작될 때만 해도 아마도 그리고 아무도 올 한 해가 이렇게까지 코로나19에 좌우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나온 몇 달을 돌이켜보면 정말 내가 겪은 현실이 맞나 싶게 예기치 못한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의미심장한 건, 아마도 그리고 아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너무 당연한 말일까요. 당연하게도, 아무도 내일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지 못한다는? 맞습니다. 아무도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2022. 1. 12.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군자의 군자 되기 - 지행합일 vs 지행일치(2) 군자의 군자 되기 - 지행합일 vs 지행일치(2) 양명을 만나 석서가 깨달았다는 성인의 학설이란 무엇이었을까요? 양명의 그 깨달음은 용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거칠게 말해보자면, 양명의 삶은 용장 생활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그것은 승승장구하는 사대부 관료의 삶에서 멀고 낯선 야만의 땅으로 추방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깨달음의 현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양명학의 역사에서 ‘용장’은 현장이고, 깨달음입니다. 그런데 용장 생활의 깨달음을 중앙 관료로서의 격무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가하고 전원적인 변방 생활을 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연구에 매진할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 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말씀드렸죠. 진부한 표현이지만 일상은 눈 .. 2021. 12. 22.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유배는 못 슬퍼 - 지행합일 vs 지행일치 유배는 못 슬퍼 - 지행합일 vs 지행일치 정덕 4년(1509), 양명(38세)은 귀주성 제학부사(提學副使) 석서(席書)의 방문을 받습니다. 석서는 당시 귀주성의 교육(학문)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제학부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식 방문 이전에 이미 몇 차례 양명의 강의를 수강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행장이나 연보 등에 실린 이 시기의 기록들을 보면 양명은 의외로 용장 생활에 잘 적응(?)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 생활 여건이 안정적이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조건의 측면에서 보자면 용장은 양명에게 거의 모든 면에서 최악의 상황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양명을 돕기 위해 따라왔던 시종들은 각종 풍토병과 향수병 등에 시달리며 우울 증세를 보였던 것에 반해 양명은 빠르게.. 2021. 11. 18.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