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이야기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27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瘞旅文(예려문) – 나그네를 묻어주다 瘞旅文(예려문) – 나그네를 묻어주다 *번역 : 문리스(남산강학원) 왕수인(王守仁) 정덕 4년(1509) 가을, 초3일, 서울(북경)에서 이목(吏目)이 내려왔는데,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들 하나 종복 하나와 함께 부임지로 가는 길에 용장을 지나다 묘족 민가에 묵게 되었다. 나는 내 집 담울타리 사이로 그 모습을 보았지만 비가 내리고 날이 저물어 어둑하여 북쪽의 소식들을 캐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에 사람을 보내 그를 만나보게 하였지만 이미 떠나고 없었다. 정오 쯤, 지네언덕(蜈蚣坡)편에 사는 사람이 와서 말했다. “한 노인이 언덕 아래에서 죽어있는데, 그 곁에서 두 사람이 곡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것은 틀림없이 이목(吏目)이 죽은 것이다. 애통한 일이로구나!” .. 2021. 7. 21. 완역와(玩易窩) : 운명아 놀자! 운명? 아, 모르겠는 파티!(3) [왕양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 슬기로운 유배생활] 2장 슬기로운 유배생활(1) - 유배의 재구성 완역와(玩易窩) : 운명아 놀자! 운명? 아, 모르겠는 파티!(3) 운명과 마주하기! 이런 말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게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만큼 간단한 질문이 아닙니다.(아니 보통은 운명이라느니 하는 생각조차 할 기회가 거의 없겠죠^^). 아마도 용장이 아니었다면 양명에게도 이 질문은 인생에서 교만하지 않기 위한 어떤 포즈 혹은 지식인의 자기 성찰에 가까운 관념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최소한 운명이라는 말에 대한 실감의 차원에서 용장 체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할 수는 없다는 뜻에서 하는 말입니다. 도 마찬가집니다. 비록 그 가치에 동의하고 그 지식에 적극적으로 접속하고자 하지만, 용장 체험 같은 극적인 사.. 2021. 5. 25.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완역와(玩易窩) /주역아, 놀자 – 아, 모르겠는 운명과 파티를! 운명을 탐구하기 (2)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완역와(玩易窩) /주역아, 놀자 – 아, 모르겠는 운명과 파티를! 운명을 탐구하기 (2) 완역와(玩易窩) (2) : 운명, 왜가 아니라 어떻게!! 완역와(玩易窩)! 완은 놀다, 희롱하다는 뜻입니다. 역은 입니다. 와는 동굴, 토굴입니다. 그러니까 ‘완역와’란 주역을 희롱하며 노는 동굴, 이라는 뜻입니다. 용장은 당시 원주민들이 혈거생활을 했고 양명도 동굴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완역와’는 현재 용장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일반 동굴과 달리 지하의 굴처럼 된 곳인데, 양명 선생을 브랜드화 시키려는 귀주성(현 귀양성)의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현재는 아주 근사한 지역 명소로 개축되었습니다. 다산 초당이 다산이 유배하던 당시와 달리 기와집으로 단장하고 잘 관리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021. 2. 24. [왕양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완역와(玩易窩) : 운명아 놀자! 운명? 아, 모르겠는 파티! 완역와(玩易窩) : 운명아 놀자! 운명? 아, 모르겠는 파티!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왕양명의 ‘슬기로운 유배생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두 개의 큰 범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군자는 어떻게 유배지와 만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유배자=군자의 삶과 앎’입니다. 물론 둘 사이가 서로 엄격하게 분리될 수는 없어서 이야기 도중 왕왕 섞이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하간 왕양명의 유배생활을 통해 유배지와 유배자를 좀 더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군자의 유배생활. 그 첫 번째 키워드는 운명과 대결하기입니다. 유배객이 된다는 것, 물론 그것은 유배의 경중(?)에 따라 유배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도 유배 생활의 태도도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유배라는 형벌 자체는.. 2021. 1. 20. 이전 1 2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