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법 ④ 청소한다, 방도 나도!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법

 – 청소를 하자, 방도, 몸도, 마음도!



방바닥이 버적거리고 끈적거린다. 이럴 땐? 찝찝하니까 양말을 신는다.(ㅡㅡ;;) 책상 구석에 놓여있는 찻잔에는 어제 밤에 우려먹고 놔둔 차 찌꺼기가 붙어 있다. (내가 저질러 놓은 일이지만;;) 약간 짜증이 난다. 그래도 볼일이 있으니 책상에 앉는다. 앉았는데…… 오마나, 뭐지? 의자인 듯, 의자 아닌, 의자 같은 이 기분! 의자 색깔과 꼭 같은 티셔츠를 깔고 앉았다. 손으로 들어내어 구석으로 던져놓는다. 간단한 메모를 하려고 종이쪼가리를 찾느라 책상 위의 것들을 이리저리 헤치고 있는데 책 한 권과 연필 한 자루가 방바닥으로 떨어진다. 아오, 진짜! 짜증이 솟구친다. 떨어진 연필이 아까 던져놓은 티셔츠 쪽으로 굴러간다. 연필을 집으려면 어쩔 수 없이 티셔츠를 치워야 한다. 티셔츠를 발로 걷어내고 허리를 굽혀 연필을 집고 일어서다가 책상에서 삐져나온 큰 판형의 책에 머리를 부딪친다. 책상에서 볼 일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잊어버리기로 마음먹고) 방문을 열고 나간다. 방을 통째로 봉인해버리는 것이다. 아예 집에서 나가려고 현관으로 갔다. 슬리퍼를 신으려고 보니 양말을 신고 있다(아무리 짜증이 나도 이건 아니니까^^;;). 양말을 현관 앞에 벗어놓는다. 


잠깐 정신줄을 놓고 보면 혼자 사는 집은 이모양 이꼴이 되기 십상이다;;;


자, 이제 집에 들어오면, 나갈 때의 순서와 반대로 짜증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벗어놓은 양말이 짜증나고,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책과 필기구가 짜증나고, 말라붙어 잔과 하나가 된 찻잎이 짜증난다. 마음이 멀쩡할 수가 없다. 짜증이 나는 것은 그래도 다행이다. 이 혼돈의 무게를 고스란히 지고서, 그 무게에 적응해 버리면 사실 답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마음이 편안하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또 하나의 경지일 것이다. 문제는 짜증이 나는 사람들, 나 스스로 만들어 놓은 혼돈에 갇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를 하면 된다. 정말 평범하다. 더러우면 청소를 하면 된다. 이게 정말 어렵다. ‘졸리면 자면 된다’라는 평범한 말을 실제로 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그렇다. 사실 우리는 이런 평범한 것을 정말 못한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더러우면 청소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하는 것을 아무런 간격 없이 해내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난 없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성인, 부처, 현자, 깨달은 사람 등으로 부른다. 그런 사람들은 독특하고, 특별한 무언가를 행하기 때문에 특별한 게 아니라 평범한 것을 평범하게 해내기 때문에 특별하다. 반대로 그걸 그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면 '고작' 그걸 잘 하는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되겠는가? 이른바 '일반인'인 우리는 평생을 들여서 그 간격(졸림과 잠 사이의 그 간격)을 좁히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 노력의 시작이 ‘청소’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자신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은 고스란히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다. 나의 신체와 동조하여 오랜 시간 내 신체가 지나간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을 쌓아가는 곳, 바로 ‘방’(房)이다. 신체의 흔적이 ‘방’에 남는다면, 감정의 흔적은 어디에 남는가? 바로 마음이다. 화났던 순간, 기뻤던 순간, 태평함을 느꼈던 순간, 상쾌한 해방감을 맛보았던 순간 등등 시시각각의 감정이 마음에 남아 쌓이고, 마음 곳곳에 길을 닦아 놓는다. 사실 신체와 마음은 다르지 않다. 화가 나면 근육이 뻣뻣해지고, 태평하면 근육이 풀어진다. 기쁠 때엔 피로를 못 느끼고, 슬플 때엔 작은 충격에도 쓰러질 듯하다. 그래서, 방을 닦으면 마음이 닦인다. 실제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마음을 닦는 것처럼 방을 닦는다. 더럽고 너저분한 일에 휘말려서 괴로울 때라면 더욱 열심히 먼지를 털고, 얼룩을 닦아낸다. 말끔해진 방에 앉아서 향 한 자루 사르고, 차 한잔 마셔보자. 너저분한 일이 없어지지는 않았겠지만, 마음은 바뀌어 있을 것이다. 내가(내 몸과 마음) 이렇게 깨끗한데, 밖에서 일어난 더러운 일이 대수인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즉,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다'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내 방(내 마음)이 똥 같으면 그냥 섞여버릴 것이 깨끗해지니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닦자. 방을 닦는 것이 마음을 닦는 것이다. 


방을 청소하는 것과 방을 꾸미는 것은 다릅니다. 아시죠? ^^


>> 마음의 근육 키우기 1탄 : 사전작업 

>> 마음의 근육 키우기 2탄 : 때 맞춰 먹는다  

>> 마음의 근육 키우기 3탄 : 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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