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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간지 Day

긴 겨울은 봄을 위한 필수 단계! -임수(壬水)

by 북드라망 2012. 12. 15.

임수(壬水)



이제 드디어 금(金) 운동이 끝나고 수(水) 운동이 시작됩니다. 수 운동의 첫 단계를 표현한 것이 임수입니다. 이 시기엔 가을의 수렴 기운이 더 견고하게 응축됩니다. 사계절로 보면 겨울, 즉 쇠퇴의 단계이며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죠. 임수는 하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돌아올 봄을 준비하기 위해 이것저것을 챙깁니다. 새로운 생명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모으는 동작이 임수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자기 사주에 임자(壬字)가 있으면 부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 것입니다. 천간에 임자가 3개 이상 있으면 거부(巨富)사주로 보는데 임의 기질이 주워 담으려는 속성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수 운동, 즉 응축의 시간을 거쳐야 그만큼 발산이 가능합니다. 앞에서 보았듯이 목 운동이 가능하려면 수 운동이 충분히 진행되어야 그 힘만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응축된 만큼 튀어 오르는 원리입니다. 개구리가 한껏 움츠려야 멀리 뛰는 것과 같습니다. 밤에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낮에 활발한 활동이 가능한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연의 원리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쉬지 않고 해야 하는 불안감에 현대인은 늘 휩싸여 있습니다. 이 또한 자연의 원리에 위배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거죠. 쉬어야 새로운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요.   
 
겨울은 새 생명이 나오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아주 작게 응축된 공간에 모든 생명 정보를 압축적으로 담습니다. 씨앗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 안에 내년에 발아할 수 있는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으니까요. 씨앗이라는 그 조그만 공간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모든 설계도가 담겨져 있는 것이 놀라울 뿐입니다.
 

이런 생명 정보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임수,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은 사색적이며, 정신적인 세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정신적인 깊이와 생명 잉태 욕망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임수 성향을 가진 사람은 그 속을 알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속이 깊은 만큼 마음이 넓기도 하고 그 반면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비밀이 많고 음흉하며 권모술수와 모사에 능하게 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임수는 창의력도 좋고 인내심이 있으며 지혜롭습니다. 현재보다 늘 다음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죠. 밖으로는 느긋해 보여도 안으로는 다음 스텝의 행보를 다 꿰뚫고 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향이 임수를 뛰어난 예지력의 소유자로 만들게 됩니다. 


_박장금(감이당 대중지성)



임수 일간 잘 어울릴듯한 만화 『데스노트』의 L과 라이토. 둘은 천재라는 것, 속을 알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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