壬水 - 반격의 물줄기
술과 담배를 동시에 끊는다고 선언했을 때, 사람들 첫 반응은 냉소 일색이었다. 물론 끊었다가 다시 하기를 수백 번 반복했고, 그 선언이 깨질 때마다 강도도 더 커져 왔으니, 그리 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내는 아예 듣는 척도 하지 않는다. 용케 며칠 참더라도 내가 완전히 끊으리라고 믿지도 않았다. 나도 내 자신을 믿을 수 없으니, 그야말로 삶의 위태로움만 댐처럼 둘러싼 상황. 반전을 이끌 내부의 힘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고, 댐은 더 높아가기만 하던 바로 그때, 몸이 갑자기 꽝, 무너졌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었다. 몸이 무너지는 것, 그것은 큰 물이 댐을 무너뜨리는 것과도 같았다. 내 몸을 뚫고 큰 물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느낌. 몸이 무너지자 갇혀 있던 욕망들이 쏟아져 나왔던 걸까. 배우고 싶었다. 결국 몸을 무너뜨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숨어있던 욕망의 물결이었던 것. 그러자 술과 담배가 신기하게도 내 머리 속에서 싹 사라져 버렸다. 스스로 하수구로 스며들어 버렸다. 무너진 몸은 우르르쾅쾅, 댐을 무너뜨리고 생긴 물바다 같았다. 壬水, 아마도 그것은 내 안에 숨어 있던 욕망의 큰 물줄기일 것 같다. 내 몸을 단 번에 무너뜨리고 새로운 신체를 구성하는 센 반격의 물줄기 말이다.
_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니체는 말했다. "실은, 사람이 탁류이다. 이런 탁류를 받아들여 깨끗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응당 바다이다. 아, 내가 너희에게 초인을 가르쳤다. 이것은 바로 바다이다. 거기에서 너희의 큰 모독을 받아들일 것이다" -루쉰
다음 주에는 시간지 계수 편이 포스팅됩니다. 와우! 벌써 마지막 천간인 계수의 시기가 도래했네요. 전국에 계신 계수 여러분, 이번 시간지와 간지데이 특집을 놓치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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