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피부로?!"
이번주 편집자의 소개코너 키워드는 '몸'입니다. 북드라망 블로그의 컨셉이 원래 몸 아니냐구요?! 예, 맞습니다(ㅋ). 하지만 꼭 혈자리, 별자리, 본초만으로 몸을 봐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오감(五感)에 따라서 오장육부도 같이 꿈틀꿈틀 운동합니다. 그런 김에 우리들의 몸을 자극(?)할만한 짤막짤막한 소개글들을 읽어볼까요? 추운 겨울 움츠려있지만 말고요!
북블 매니저는 하얀거탑 뺨 치는 의학만화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의학드라마가 인기를 달린다면 의학만화라고 안 될소냐! 붕어 편집자는 여성들을 춤추게 하는 것을 지상 최대의 목적으로 삼고 있는 엉뚱한 락 밴드를 소개합니다. 또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만큼 멋지구리한 포크 송 라이터 아저씨도요(*-_-*). 언제나 미(美)에 대한 관심이 넘치는 시성 편집자, 이번에는 '피부'에 대한 한자를 풀어왔네요. "깨끗하게 맑게 자신있게"를 외치고 싶으신 분들은 주목해주세요!
만화킬러 북블매's
의학만화 특집 : 천재의사 vs 인턴
『닥터K』, 이 수술은 내가 집도한다!
어린 시절 내게 가장 영향력 있었던 의사 닥터K! 그는 야수의 육체에 천재의 두뇌에 신기의 메스를 지닌 사나이다! 닥터K는 환자를 외면하지 못하고 환자를 만들어내는 고생을 자처한다.
다른 말로는 그가 가는 곳에는 언제나 환자가 생긴다는 의미! 마치 의학계의 김전일과 같은 캐릭터랄까. 후후;;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병원 내의 권력다툼, 새로운 약이 실제로 사용되기까지의 과정 등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전문분야의 만화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점이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헬로우 블랙잭』, 인턴의 눈으로 바라본 의료란?
닥터K가 타고난 천재인데 반해, 헬로우 블랙잭의 주인공은 인턴이다. 경험도 실력도 아직 미숙한 주인공은 존재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상황을 계속 마주하게 된다. 주인공은 환자를 살릴 수 있는가, 혹은 의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
병원이나 의사에 대한 환상이 있었던 터라, 읽는 동안에는 꽤 충격이었다. 항암제가 정상세포도 공격한다는 건 지금은 상식이 되었지만, 내가 그 내용을 처음 접한 것은 이 만화였기 때문이다. ‘만화’ 속 이야기를 ‘현실’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 이 만화의 힘이 아닐까. 완전하다고 믿었던, 혹은 완전하리라 믿었던 ‘의학’도 역시 사람이 한다는 것을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뮤직매니아 붕어's
내 몸을 춤추게 만드는 앨범들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을 춤추게 하라 : 'Frnaz Ferdinand' (Franz Ferdinand의 1집)
몸, 몸, 몸과 관련된 앨범이 뭐가 있을까?! 고심하던 와중 반짝 하고 떠올랐던 게 바로 요 Franz Ferdinand라는 스코틀랜드 밴드였습니다. 이 밴드, 아주 맹랑합니다. 애초에 밴드를 결성한 이유가 자신들의 음악에 치어리더들이 춤출 수 있었으면 해서라더군요. 헐~ 너무 솔직해서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_-;;).
하지만 앨범을 들어보면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는 걸 알 게 됩니다. 찰지고, 쫄깃하고, 섹시하기까지! 이런 걸 보고 '그루브'라고 하는 걸까용(^^). 이 앨범에서 가장 핫한 트랙은 'Take me out'입니다. 락 이런 거 싫어~ 하시는 분들도 이 곡을 들으면 엉덩이가 절로 움직일 거에요!
심장 고동소리를 닮은 기타 소리 : '바람의 소리' (윤영배의 EP)
윤영배 아저씨(?)는 아직 정식 1집을 내지 않은 포크가수 입니다. 5곡 씩 수록된 EP만 두 번 나왔었지요. 그러나 EP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귀를 사로잡아버린 용자이십니다(ㅠㅠ). 어린 아해들이 연주하는 '뻔한' 포크는 이제 그만~ 사진만 보면 어디 산골에서 10년 농사지은 농부의 얼굴인데, 어떻게 그렇게 깊은 목소리를 내십니까!
하지만 저는 이 앨범에서 특히나 기타반주를 좋아합니다. 첫 곡 '이발사'를 들었을 때는 딱 심장고동소리가 겹쳐졌습니다. 괜시리 무게 잡지 않으면서 또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보내는 묵직한 소리가 그렇게 들립니다. 아니, 제 심장이 뛰어서 그런걸까요(^^).
한자덕후 시성's
촉촉하고 싶다면 이 한자를 보라
피부
‘맑고 자신 있게~’ ‘촉촉해요~’ 화장품 광고의 단골 멘트들이다.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저 멘트들을 날린다. 하여 나도 그들과 비스무레한 포즈를 취하고 얼굴을 만져본다. 꺼끌꺼끌한 수염이 만져진다. 젠장, 이게 뭐람! 주변에서는 말한다. ‘제발 자주자주 좀 깎아라. 산적이냐!’ 그럼 난 속으로 그런다. ‘수염을 매일 깎는 고통을 그 누가 알리!’ 수염이 일정정도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면도를 하면 대부분 피를 본다. 피부가 면도날에 쓸려나가기 때문이다. 이래선 곤란하다. ‘맑고 자신 있게~’ ‘촉촉해요~’가 안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모두 ‘피부’타령일까. 대체 피부가 뭐길래?
피(皮)는 ‘털이 있는 가죽’을 상형한 글자인 것은 아니다. 금문에 보이는 고문자를 살펴보면서 대표적인 두 가지 설을 말해보기로 하자. 하나는 윗부분이 짐승의 뿔 달린 대가리, 종선(丨)이 몸뚱이와 꼬리, 몸뚱이에 달린 것이 가죽, 그리고 그 아래가 이를 벗기고 있는 손(又)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짐승 가죽을 대어 만든 방패를 손에 들고 있는 모양이라는 것이다. 전자가 더 그럴듯해 보이나 함부로 단정 지을 일은 아니다.
ㅡ김언종, 『한자의 뿌리』, 문학동네, p.122
둘 다 좋다. 하나는 짐승을 해체해서 얻은 가죽이고 다른 하나는 그 가죽으로 만든 방패다. 피부가 그렇다. 피부는 우리 몸을 지키는 최전방이다. 그래서 방패이자 갑옷이다. 종종 본다. 동물들의 두꺼운 피부가 갑옷기능을 발휘하는 것을. 우리들의 두꺼운 낯짝이 무적의 방패로 둔갑하는 것을. 둘 모두 몸과 삶을 지킨다. 의역학적으로 말하자면 피부는 火에 의해 녹은 金이다. 철갑옷인 셈이다. 재밌는 것은 어떻게 녹였냐는 것이다. 답은 폐와 심의 관계에 있다.
우리 몸에서 피부는 폐(肺)가 관리한다. 폐가 좋지 않으면 당연히 피부가 엉망이다. 오행으로 보자면 폐는 金에 속한다. 폐는 심(心)을 감싸고 있는데 심은 火다. 그렇다. 이쯤 되면 서서가 구성된다. 心의 火가 肺의 金을 녹여서 만든 갑옷이 피부인 것이다. 그래서 부(膚)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부(膚)는 육달 월(月=肉)과 밥그릇 로(盧)가 합쳐진 글자다. 로(盧)는 부르르, 빙그르르 등의 의태어로, 전면적으로 한 바퀴 돈다는 뜻이다. 육체를 완전히 싸고 있는 표피, 살갗의 뜻을 나타낸다.
ㅡ『한한대자전』, 민중서림
금덩어리를 녹여서 몸 전체를 한 바퀴 빙그르르 돌렸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피부가 좋다는 것은 지금 심폐(心肺)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화장품보다 심폐기능이 피부를 ‘맑고 자신 있게~’ ‘촉촉하게~’ 만든다. 운동으로 심폐(心肺)를 단련하면 피부가 몰라보게 활짝 피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기다 적당한 육즙(!)까지 가미되면 피부에서 광택이 절로 난다. 그렇기에 육즙을 흘리는 행위는 내 몸의 갑옷을 단련하는 일이자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다. 이 행위 없이 화장품만 찍어 바른다고 해서 피부가 좋아질 리 없다. 아, 오늘 갑자기 내 피부에게 송구스럽다. 운동 대신 돼지 피부(껍데기)라도 먹어야 할 판이다. ‘맑고 자신 있게~’ ‘촉촉하게~’ 되려면!^^
애기피부가 부러워? 나처럼 되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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