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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이 책을 보라, 이 음악을 들으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0. 12.

편집자들Weekend 소개코너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편집자 붕어입니다^^ 참, 저를 이런 이름으로 소개하는 게 익숙하지가 않네요. 얼마 전에 시성 편집자께서 아직 웹상에서는 이름이 없던 다른 북드라망 블로그 편집자들에게 친히 닉네임을 내려주셨는데요. 왜 한 명은 동물(붕어)이고 한 명은 줄임말(북.블.매)이고 한 명은 본명(시성)인지 알 수가 없지만-_- (이번주 위클리 만세력을 참고하세요) 붕어로라도 여러분을 계속 만날 수 있다면야 저야 좋습니다흙흙흙.

 

앞으로는 매주 금요일마다 시성, 붕어, 북블매 편집자들의 음반&책&한자 소개코너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기준은 따로 없고 저희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하지만 원래 좋은 것이란, 있으면 동네방네 떠들어서라도 나누고 싶고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더 좋아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흐흐) 여러분들도 소개하고 싶으신 뭔가가 있으면 가감없이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럼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요 여러분*-_-*

 

 

만화킬러 북블매's

<이 만화책 재미있더라>

 

 

은수저 1~3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학산문화사)

도쿄에서 훗카이도의 농고로 전학을 가는 주인공. (비유하자면 서울에서 완전 시골로 가는 느낌;;) 여차저차하여 (자세한 에피소드는 직접 만나보시길^^) 갓 태어난 돼지에게 이름을 지어주지만, 그 아기돼지는 언젠가 밥상에 올라가야 할 운명!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책을 읽고난 뒤 사람으로 산다는 것, 가축으로 산다는 것에 관해 그리고 그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너무 진지하기만 한 만화는 아니니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다(^^).
 


탐묘인간 (SOON 지음, 애니북스)


다음 만화 속 세상에 연재되는 웹툰 탐묘인간, 이 책은 작가의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내용만을 묶은 것이라 한다. 사은품으로 받은 사료는 퇴근길에 만난 길냥이에게 유용(!)하게 전달했다. ㅎㅎ 고양이와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무한공감을 형성하지 않을까 싶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우리와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길냥이들에게도 적용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뮤직매니아 붕어's

<이 음반 끝내주더라>

 

 

The Origin Of Love (MIKA의 3집)

 

영국의 천재 음악가 MIKA가 3집을 냈습니다. 그의 블링블링한 음악이 만화주제곡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즐거워 죽을 것 같은(!) MIKA 특유의 어펙션이 음악에서도 그대로 느껴져서 오히려 좋아라 합니다*^^* 개인적으로 2집은 살짝 실망했었는데 (1집이 워낙 임팩트가 셌으니까요ㅋㅋ) 이번 3집은 몹시 훈늉하군요! 타이틀 제목처럼 앨범 전체로 사랑이 넘쳐흘러 구석구석 스며듭니다. 발랄하지만 경박하지 않고 따뜻하지만 쉽게 불타오르지 않는 MIKA의 싸랑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울 MIKA 아저씨,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 하시더니 편해지셨군요! 그간 맘고생이 심했나 (눈물이...)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우리도 한 번 어깨를 들썩이며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보아요*-_-*

 

 

차연 Differace (잠비나이의 1집)

 

잠비나이는 네이버 뮤직의 동영상코너에서 라이브를 봤다가 제가 홀딱 반했던, 국내의 젊은 삼인조 퓨전국악밴드(?)입니다. 패기가 넘칩니다. 음악도 멋있구요(ㅠㅠ) . 거문고소리와 일렉기타소리가 어쩜 그렇게 착착 감기는지...  이 앨범도 타이틀 제목처럼 "참 다른" 세계입니다. 앗, 그렇다고 우리의 멘탈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추상적인 현대음악을 상상하시면 안 됩니다! 아마도 접속 가능하실거에요... (ㅋㅋ) 한 번 꼭 들어보셔요~ 특히나 마지막 곡인 Connexion은 완전 강추입니다~

 

 

한자덕후 시성's

<이 한자 떠들고 싶다>

  

(담주결단!)

 

사자성어 아니다. 긴장 풀자.^^ 뜻은 담이 결단을 주관한다는 말이다. '뭐 담 그게 즙이나 찍찍 뿌려대는 거지 결단까지 하겠어요~?' (구미사투리로 읽으며 맛깔나다) 맞다. 담즙 혹은 쓸개즙은 알아도 담이 결단의 힘을 낸다는 건 잘 모른다. 나도...^^ 그래서 찾아봤다. 결단이란 게 뭔지!

한자책들을 좀 뒤적였더니 이런 재밌는 구절이 나온다.

 

"결(決)은 ‘물’의 상형 수(氵)와 ‘깍지[角指:각지] 낀 엄지손가락’의 상형 결(夬: 두 획까지가 깍지, 나머지 두 획은 손임)로 이루어진 글자이다. 깍지는 활을 쏠 때 시위를 당기기 쉽도록 엄지손가락에 끼우는 뿔로 만든 물건이다. 여기에서 팽팽한 활시위를 놓는다는 의미가 생겼고 ‘터뜨리다’ ‘터지다’ 등의 의미도 파생되었다. 물에는 여러 속성이 있다. 그 가운데 오랫동안 막혀 있다가 터져서 둑을 허물며 세차게 흐르는 물이 있다. 결(決)은 바로 그런 물을 표현하기에 안성맞춤인 글자이다." (김언종, 『한자의 뿌리』, 문학동네, p.1003)

 

이런 젠장. 결(決)이 그냥 마음만 먹는 문제가 아니란다. 둑을 트고 나가는 물처럼 하는 게 決이란다. 뭐 이 정도면 어디 무서워서 뭔 일을 결단 하겠냐! 그런데 재밌는 건 단(斷)이라는 글자다. 한번 보자.
 
"단(斷)자에서 근(斤)이 없는 글자의 발음은 ‘절’이며 ‘자르다’가 본뜻이다. 여기에다 다시 ‘도끼’의 상형인 근(斤)을 더했다. ‘돌도끼’의 상형으로 뒷날 쇠도끼까지 의미하게 된 근(斤)이 ‘자르다’는 뜻을 보강하기 위해 첨가되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한 느낌이 든다. 실(斷자에서 근斤이 없는 글자)을 자르는 데 칼이면 됐지 웬 도끼까지 휘두른단 말인가." (김언종, 『한자의 뿌리』, 문학동네, p.217)
 
실을 자르는데 도끼를 쓴다. 아~~ 이런 컨셉, 사랑한다. 아니 칼이 없으면 도끼로라도 짤라야지^^. 또한 이런 무식미, 사랑한다. 이런 저돌성도 사랑한다.^^ 그렇다. 결단이란 둑을 트고 나가는 물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세상의 경계와 제약, 용법들을 개무시해버리는 깡다구다. 오직 흐를 뿐, 오직 끊을 뿐!^^ 이 깡다구가 오직(!) 담에서 나온다.

 

깡다구, 담주결단!

 
우리 흔히 '대담하다'는 말을 쓴다. 담이 무진장 크다는 뜻이다. 담이 크니 깡다구도 쎄다. 이 깡다구로 나무는 땅을 뚫고 나오고 장수는 전쟁에 나가 선봉에 선다. 결단은 대담한 일이다. 자기의 둑을 트고 나가 무너뜨리고 쓰러뜨리고(決), 도끼로 실을 자르듯이 코믹하고 유쾌하라(斷)! 넌 너의 결단을 받아들일 용기가 있는가. 오늘 저녁 내 담과 찐~하게 소주 한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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