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우직해도 너~무 우직해! 공자스쿨 전교 1등 안회

[천간으로 읽는 논어]

안회-흰 머리가 난 우직한 바위


(왼쪽) 늘 공자의 곁을 지키던 안회 (오른쪽) 공자의 모습


안회는 공자의 애제자였다. 늘 옳은 말만 해서 이게 정말 사람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안회는 똑똑했다. 한번은 공자가 각자의 뜻을 말해보라 하자 역시 자로가 먼저 나서서 말한다. “수레와 말과 가벼운 갑옷 입는 것을 친구들과 함께 써서 해지더라도 유감이 없고자 합니다.” 그런 물질적인 것보다 우정을 더 중시하겠다는 자로의 필살기! 그런데 안회는 이렇게 대답한다. “자신의 잘함을 자랑함이 없으며 공로를 과장함이 없고자 합니다.”[子曰, “盍各言爾志?” 子路曰, “願車馬衣輕裘, 與朋友共, 敝之而無憾.” 顔淵曰, “願無伐善, 無施勞.”(公冶長 26)] 늘 도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겸손하고 공자의 뜻과 완전히 일치했던 제자.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안회와 종일 이야기해도 그는 단 한 번도 나를 반대하는 일이 없으니, 마치 바보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가 물러가서 하는 일을 살펴보면 내가 가르친 것을 완전히 터득한 것처럼 행동하므로 안회는 결코 바보가 아니다.[子曰, “吾與回言終日, 不違如愚. 退而省其私, 亦足以發, 回也不愚.(爲政 9)]” 선생의 말을 믿고 그 말에 의리를 다하고 끝까지 그것을 해내려고 했던 집념. 안회가 공자의 사랑을 독차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안회의 모습은 경금을 압축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바위처럼 우직하고 일관성 있게 자신의 뜻을 펴고 결단력과 소신이 강하고 한번 결정한 일을 끝까지 밀고나가려는 성향. 공과 사를 분명히 가리고 지도력과 통솔력이 겸비한 모습. 한번 사귀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평생 충성을 다하는 성격. 의협심이 강하고 동료애나 소속감이 남달리 강한 모습. 안회의 일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일단사 일표음(一簞食, 一瓢飮)’의 이야기는 이런 경금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완전 달동네에 살면서 하루에 삼각 김밥 하나와 삼다수 하나로 살아가면서도 道에 목숨을 걸고 거기서 즐거워했던 안회. 안회를 안빈낙도의 대명사로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무모할 정도의 우직함 때문이었을까. 기록에 의하면 안회는 30살에 이미 머리가 백발이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요절했다고 한다. 이걸 우직함이라고 봐야할지 미련함이라고 봐야할지. 매사에 지나치게 완벽함을 추구하고 자신의 결정을 좀처럼 바꾸지 않아 정작 자기 실속엔 약한 경금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건 아닐지.

그래서 안회는 가끔 차가운 돌처럼 보인다. 인간적인 면이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전교일등의 이미지? 안회는 죽음의 순간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오지만 냉정하기 그지없다. 14년간의 외유 도중 공자 일행은 광이라는 땅에서 집단린치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까스로 탈출한 무리 가운데 안회가 보이지 않자 공자는 극도로 슬퍼한다. 그런데 잠시 후 안회가 나타나서 “선생님이 계신데 제가 어떻게 먼저 죽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멘트를 날린다.[子畏於匡, 顔淵後. 子曰, “吾以女爲死矣.” 曰, “子在, 回何敢死?”(先進 21)] 죽음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왔음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모습. 무슨 조직의 보스를 대하는 듯하는 태도. 이런 경금의 성향은 상대가 조금만 흐트러진 행동을 하면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또 지나치면 독선적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가끔은 어디를 향해 앉아 있는지도 모르고 자리만 지키는 바위 같다. 사랑을 할 때도 쉽게 정을 주거나 받지 않지만, 일단 사랑하면 정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이런 경금에겐 딱딱함과 차가움을 보완할 유연함이 필요하다. 안회처럼 바위 같이 우직한 삶도 매력적이지만!


_ 류시성(감이당 대중지성)


재능있는 지휘자이지만, 한없이 엄격했던 치아키 신이치. <노다메 칸타빌레>를 통해 노다메를 만나 고생하는 과정에서 나름 유연(!)해지는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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