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세네카, 현인賢人은 운명이 아니라, 실수에서 벗어나 있다

세네카, 현인賢人은 운명이 아니라, 실수에서 벗어나 있다





매일매일 '당연한' 이야기 하는 것을 일삼고 있지만, 어쩌겠는가. 사는 게 원래 '당연'한 일들의 연속인 것을. 심지어 '당연한 것'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나뉘기까지 하니까, 나처럼 '당연한 것'을 대단히 못하는 사람으로서는 매일 당연한 것들에 관해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현자', 어질 현賢, 사람 자者, '어진 이', '현명한 사람' 정도의 뜻이다. 어쩐지 어떤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규칙이나 법칙들로부터 자유로워 보인다. 다시 말해 자유를 제약하는 '운명'과는 무관해 보인다. 그런데 알다시피 그럴수가 없다. 쉬운 말로 그도 '인간'인데, 어찌 그렇겠는가. 다만, 그는 실수에서 벗어나 있다. 아니, 세네카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차라리 자신이 실수할 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번뇌는 어떻게 생기는가. 자신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고, 정말로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채로 무언가 일을 벌일 때, 그러니까 이른바 '사고'를 쳤을 때 일어난다. 아마 그것은 후회나, 회한이나, 쪽팔림이나 뭐 그런 형태로 돌아올 것이다. 아, 그러니까 늘 이중의 바보짓을 일삼는다. 일을 벌이면서 한 번, 그걸 후회하면서 두 번. 현자는 안 그런다. 한 번의 바보짓에서 멈춘다. '필연적으로 마음의 고통을 견뎌내기가 수월할' 것이다. 


이른바 '로마인의 실용주의'가 이런 것인가? 현자는 초월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저 조금 '수월하게 견디는 사람'이다. 바보짓을 한 번만 할 수 있으면, 그러니까 지금 하는 바보짓 한 번을 줄일 수만 있다면, 나도 무언가 해낼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인생이 왜 짧은가 - 10점
루키우스 아니이우스 세네카 지음, 천병희 옮김/도서출판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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