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기
나의 의식은 결국 '기억'에 근거해 있게 마련이다. 모든 기억을 남김없이 지울 수 있다면, 의식도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그건 매순간 살아가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것이다. 결국 현재 일어나는 일과 기억은 서로를 지탱하고 있는 두 항과 같은 것이다. 문제는 지금, 여기를 살지 않고 '기억'에 따라 그것들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버리는 것이다. 해석하고는 곧장 기억장 안에 저장해 버린다. 지금, 여기, 오늘이 그렇게 사라지고 만다. 차라리 지금 여기의 사건을 토대로 기억를 재구성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라는 인간이 다시 태어나는 건 바로 그 매커니즘 속에서다. 오늘 겪은 그 일을 통해 거듭나는 매커니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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