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김연수, 『소설가의 일』 - 문장의 일

김연수, 『소설가의 일』 - 문장의 일





『소설가의 일』을 두번째 읽고 있다. 그냥 양量으로만 따져보자면, 서너번째일수도 있다. 여기저기 아무 곳이나 펼쳐서 읽기도 했으니까. 그만큼 좋아한다는 이야기인데, 어째서 그런가 생각해 보면, 문장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문장이 전부다"라는 맥락의 말이 있다. 그것도 이 책에서 본 말인데, 정말 그렇다. 흔히 생각하고, 그걸 정리한 내용을 글로 쓴다고 믿지만, 그건 사실 환상에 가깝다. '쓰기'가 먼저다. 좀 이상한 말이지만, '내용'은 '나'가 '생각' 하는 게 아니다. 내용은 '쓰기'가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그걸 새로운 문장으로 만드는 일 밖에 없다. 


특별하다할 것이 없는 '내용'임에도, 새로운 '문장'으로 말하면 매력적으로 변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그 '가벼운 멋' 때문에 읽는 책이다. 마음은 언제나 '좋아하는 것'과 동조(sync)하는 법이어서, 마음에 '가벼운 멋'을 얹고 싶으면 꺼내어 읽게 되는 것이다. 이게 또 마침 바람 솔솔부는 가을이어서 그런지 더 좋다. 260쪽 남짓, 가볍게 아무 곳에나 가지고 다닐 수 있으니, 더욱 좋다.

소설가의 일 - 10점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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