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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민69

[공동체, 지금만나러갑니다] <인문공간 세종>: 끝도 없는 숙제의 길 위의 세 사람 : 끝도 없는 숙제의 길 위의 세 사람 어두운 밤하늘에 환하게 빛나는 보름달과 그 보름달에 닿기 위해 언덕길을 달려 오르는 호박마차. 인문공간 세종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그림이다. 호박마차는 야심한 밤 숙제를 싣고 떠난다. 그들을 비춰주는 달님은 인문공간 세종의 오선민 선생님이다. 학인들은 실제로 오선민 선생님을 ‘달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호박마차 학인들을 만나기 위해 세종시를 찾았다. 어느 작은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순식간에 세 평 남짓한 공간이 시끌벅적해졌다. 네다섯 명의 손님이 들어와 앉을 자리를 찾는 중이었다. 안 쓰는 테이블을 내어드리니 일행 중 한 분이 머쓱해하며 감사하다는 말 뒤에 한마디를 더 보탰다. “우리 좀 많이 시끄러울 텐데^^” 그 말에 고개를 다시 들.. 2023. 10. 23.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부모가 없어도 아이는 자란다 부모가 없어도 아이는 자란다 《라퓨타》는 고아 소녀 시타가 자신의 뿌리를 찾고, 그 어두운 운명과 단호히 결별하는 이야기이다. 예쁜 얼굴로 작품 내내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이는 시타가 어떻게 그토록 단호하게 혈족을 버리고 타인을 구하는 존재가 될 수 있었을까? 시타는 죽음을 겁내지 않고 멸망의 주문을 부른다. 어리석은 무스카에게 고귀한 힘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각오 하나로 파즈와 손을 맞잡고 ‘바루스!’를 외친다. 가장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것은 시타가 도착한 광산 마을의 건강함이다. 광부들은 해적도 국가도 두려워하지 않고 쫓기는 여자 아이를 도왔다. 지하 갱도의 늙은 광부는 ‘보물에는 저주가, 재능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가르침도 주었다. 광부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로를 돌보며 함께 웃을 수 있음을 알게.. 2023. 10. 19.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라퓨타 :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날 수 있다 작은 비행기의 큰 꿈 미야자키의 탈것 사랑은 유명하다. 작품마다 독특한 탈것이 등장해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그중 《라퓨타》를 고려해 비행기 종류만 몇 개 떠올려보자.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일 년 내내 바람이 그치지 않는 덕분에 주민들 전부가 작은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데, 그 이름이 독일어로 갈매기라는 뜻인 ‘메베’이다. 메베는 이륙과 가속에는 소형 제트엔진이 필요하지만 일단 날기 시작하면 바람에만 의지하게 된다. 메베는 언제든지 날아오를 수 있도록 평소 바람을 잘 관찰할 수 있는 ‘풍향탑’에 주차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일인용인데 둘까지는 탈 수 있어서 나우시카는 페지테의 왕자 아스벨을 태웠었다. 이 작고 매끈한 선체는 나중에 《바람이 분다》의 도입부에 지로의 꿈.. 2023. 10. 10.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나우시카, 나르시즘의 불을 꺼라! 나우시카, 나르시즘의 불을 꺼라! 미야자키는 전쟁광?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쟁광인가? 미야자키는 전투기나 탱크와 같은 다양한 무기를 연구하고, 인류의 전쟁사를 공부하는 데에서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잡상노트》라고 미야자키가 가끔씩 연재하는 만화가 있는데, 대부분이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들이 무기를 다루는 에피소드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인터뷰집인 『출발점』에서 그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미야자키 작품을 전쟁을 다루었느냐 아니냐로도 나눌 수 있다. 《나우시카》,《라퓨타》,《붉은 돼지》,《원령공주》,《하울의 움직이는 성》,《바람이 분다》에는 직접적으로 전쟁이 묘사된다. 하지만 《토토로》,《마녀 배달부 키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포뇨》에는 전쟁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미야자키에.. 2023.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