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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철학35

[약선생의 도서관] 가라타니 고진 - 코뮤니스트 칸트? 혁명적 칸트! 레드 칸트, 에티카 맑스 가라타니 고진 『트랜스크리틱-칸트와 맑스』 1.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고, 또 무척이나 많이 읽히고 있지만, 묘하게도 잘 인용하기를 꺼리는 현대 사상가들이 있다면 바로 일본 사상가들이다. 아마 그것은 한국인들이 일본 지식인을 대하는 태도, 그러니까 지성은 선진 서구의 명망 있는 지식인으로부터 이어받아야지, 일본 지식인 따위에게 배우냐는 심리에 기인할 것이다. 한번은 옛 연구실에 일단의 일본 지식인들이 찾아왔다. 국제 워크숍이었는데, 주제는 “인문학에서 현장이란 무엇인가”였다. 그때 참가한 젊은이들 중에는 요즘 한국에서 유명해진 긴 머리의 고쿠분 고이치로(國分功一郎)씨도 있었다(당시에는 살짝 히피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는 몇몇 철학자로부터 ‘환대’ 개념을 끄집어내어 솜.. 2016. 4. 5.
[대학] 격물치지의 진정한 뜻, 아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나의 고전분투기 - 『대학장구』]앎은 시작이다 서양근대 철학은 과학주의와 잇닿아 있다. 근대철학의 비조라 불리는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명제는 능동적인 인식주체라는 개념을 확립했다. 물론 이때의 인식주체는 인간이고, 인간이 아닌 자연은 인식의 대상이 된다. 이러한 구도에서 중요한 문제는 인식한 것의 진리성을 어떻게 판별 하는가이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시 하는 대상과의 일치라는 진리개념은 인식주체의 출현과 함께 근대에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인식주체 혼자서는 진리 여부를 결론지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난점을 가진다. 예컨대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본적이 없는 사람이 처음 거울을 봤다면, 옆에서 누가 자신의 얼굴을 확인해 주기 전에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 2015. 12. 16.
스마트폰과 니체와 언어 - 신체가 되어버린 기계, 언어 #스마트폰-니체-언어 신체가 되어버린 기계, 언어 나는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의 두께가 얇아지는 걸 아주 흥미롭게 지켜보는 사람이다. 그것은 우리 피부만큼이나 얇아질 것이다. 아니, 아마 그것은 우리 신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계인간의 신체 말이다. 사실 지금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다니는 시간보다 들고 다니는 시간이 더 많은 걸 보면 그것은 이미 우리들의 신체가 아닌가 싶다. 안경 없는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없듯이 말이다. 그렇게 보면 신체란 계속 만들어지고 바뀌는 것 같다. 니체는 흔히 ‘영원회귀의 철학자’로 불린다. 물론 영원회귀를 빼고서 그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에 못지않게 ‘신체의 철학자’로 불러야 한다. 니체는 깨달은 자의 입을 빌려 “나는 전적으로 신체일 뿐, 그 밖.. 2015. 1. 7.
아내와 삼초와 루크레티우스 - 세상에서 가장 '큰' 나의 아내 #아내2-삼초-루크레티우스 세상에서 가장 큰 것 아내와 나는 나이 차이가 없다. 남편과 아내보다는 글쎄, 그냥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판단력과 실행력, 그리고 통찰력은 나보다 곱절은 강하다. 어느 누구보다 평온한 일상을 사랑하지만(아마 내가 크고 작은 사고를 쳐놔서 더욱 그럴 것이다), 아내는 작은 소동이나 사건이 발생했을 때 더 기운을 내고 눈을 반짝인다. 가족에게 돌발적인 사건이 발생하거나, 술꾼이던 남편에게 고민거리가 생기면 그전까지는 소파에 앉아 평온하게 커피를 마시던 아내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소대를 이끄는 대장이 된다. 그 순간만큼은 나는 눈만 끔벅거리는 산초다. 특히 내가 집을 돌보지 않고 술만 마시던 시절, 더욱 그런 힘은 강하게 드러냈을 것이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 2014.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