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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385

불 끄는 소방수, 맥문동 열불 꺼주는 맥문동 풍미화(감이당 대중지성) 생맥산에 들어있다고 해서 여름에 오미자만큼 찾는 이가 많다는 맥문동. 그러나 집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약재는 아니다. 여름철 무더위에 땀을 많이 흘려서 몸에 진액이 부족해지기 쉬운 계절이나 되어야 한 번 구경할까 말까다. 그것도 가족들 건강 챙기는 일에 부지런한 누군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아쉽게도 내 주변에는 아직 그런 누군가가 없다. ^^; 그러니 내가 챙겨야 한다. 맥문동이란 녀석을 구해서 들여다보니 생김새만 보고는 열매인지 뿌리인지 판단하기가 모호하다. 이 녀석은 땅콩만 한 크기에 쪼글쪼글한 주름이 있는 반투명한 몸을 가지고 있다. 노르스름한 몸 빛깔에 끝부분이 뾰족한 것도 있고 통통한 것도 있는데, 아무리 봐도 속에 씨가 들어 있는 것 같지는 않.. 2012. 9. 20.
서두르지 말고, 작은 것에 갇히지 말 것! 기토己土: 자하-군자의 땅 자하가 공자에게 물었다. “‘어여쁘게 웃는 얼굴 보조개 귀여우며, 아름다운 눈 초롱초롱 반짝거리네. 흰 바탕에 채색 베푼 것이로다’라고 함은 무엇을 말한 것입니까?” 그러자 공자가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뒤에 하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무슨 선문답도 아니고 맥락 없이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을 것 같은 대화다. 핵심은 보조개나 아름다운 눈, 화려한 채색도 기본적인 바탕 위에서 가능하다는 것. 바탕이 없는 화려함은 무용지물이라는 말이다. 기초화장이 없으면 화장빨이 안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하가 “그럼 예禮는 뒤에 하는 것이로군요?”라고 하자 공자가 기뻐했다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何謂也?” 子曰, “.. 2012. 9. 17.
쾌(快)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하여ㅡ음릉천 안녕, 유쾌한 ‘소변’씨! 약선생(감이당 대중지성) 예부터 쾌식(快食), 쾌면(快眠), 쾌변(快便)해야 건강하다고 했다. 나는 평소 틈만 나면 나보다 잘 먹고, 나보다 잘 자고, 나보다 잘 싸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큰 소리 떵떵거리곤 한다.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나는 회사 회식자리나 일가친척 모임같이 더러 함께하는 자리라도 있을라치면 친지들에게 이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떠들어댄다. 특히 대·소변이 오줌통과 똥통에 적당량이 차면 그것을 시원하게 내보내는 것만큼 상쾌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힘주어 말한다. 유쾌, 상쾌, 통쾌, 그것을 다른 말로하면 쾌식, 쾌면, 쾌변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데 모였다 하면 나도 바쁘다 너도 바쁘다 떠들어 대기만 할 뿐, 누구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바쁘다고 .. 2012. 9. 14.
몸은 가볍게, 공부는 써먹게! 상구혈 상구야, 공부 써먹자 이영희(감이당 대중지성) 다산과 복사뼈 며칠 전, 몸을 공부하는 모임에서 있었던 일화다. 그날은 동서양의 의학을 비교하면서 몸의 역사와 문화를 논한 책을 읽었는데 별 생각 없이 앉아있던 나에게 누군가 “정기신(精氣神)이 뭐예요?” 하는 거였다. 책에는 워낙 짤막하게 언급돼 있어서 잘 모르겠다, 네가 의역학인지 뭐시긴지 공부한다니까 좀 설명해 달라는 거였다. 아침부터 시작해, 빵부스러기로 대충 점심을 때우고 몰려오는 졸음을 쫓느라 여념이 없을 때 이 웬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순간 나는 머리 속이 하얘지면서 목구멍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거의 2년 가까이를 이 의역학과 씨름을 했는데 그 공부의 핵심을 묻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것이다. 오 마이 갓! 나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쿵푸.. 2012.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