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이당392

오행의 스텝, 오수혈 오수혈(五輸穴), 미로와 치유의 길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스물한 살, 허리디스크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숱한 병원을 들락거리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허나, 병원문이 닳도록 들락거려도 디스크는 좀처럼 내 몸을 떠날 기미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혀를 찼다. “젊은 나이에...” 그럴수록 나는 더 의사에게 매달렸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나을 수 있나요?” 최첨단의 장비들과 최신 시술들을 이용해 병을 고치겠노라고 호언장담하던 의사는 한 마디 내뱉었다. “아이 돈 노!” 젠장! 나는 곧 한의원을 찾았다. 기적이 일어났느냐고?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젠장, 젠장!) 그리하여 지금도 이 고질병을 몸에 달고 산다. 비가 오면 허리가 쑤신다는 할머니 같은 말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 2012. 11. 1.
변신(로봇)은 자연에도 있다 변신과 영웅에 대한 비밀 「형태에 있어서 새로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역자 서문* 박영대(남산강학원 Q&?) 물고기진드기, 영웅의 재림 모든 남자아이들이 그렇듯이, 변신로봇은 어린 시절 나의 영웅이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된장찌개 냄새가 부엌에서 솔솔 풍겨도, TV를 떠나지 못했다. 지구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에 맞서, 수많은 로봇들이 시대를 거치며 명멸해갔다. 나는 그 중에서 ‘볼트론’을 사랑했다. 평소엔 사자로 있다가도, 가루라 제국이 쳐들어오면 로봇으로 변신하는 그 늠름함을 사랑했다. 이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검색하고 있는데, 오, 나의 영웅이시여! 모든 남자아이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커가면서 변신로봇을 잊어갔다. 변신은 로봇이나 만화에서만 가능한 얘기였다. 하지만 얼마 전 살아있는 변신로봇을 .. 2012. 10. 31.
서리가 내린다, 상강 혹은 마지막 가을 상강, 슬픔 '다시 보기' 김동철(감이당 대중지성) 동작 그만! 가을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절이다. 절정은 퇴락과 맞닿아있다. 꼭대기까지 올라간 롤러코스터에게 남은 것은 거침없는 하강 혹은 추락이다. 탑승객들은 그 현저한 낙차에서 현기증과 쾌감을 동시에 체험한다. 가을단풍은 요즈음 경험할 수 있는 절정과 퇴락의 현장이다. 사람들은 단풍놀이를 하며 상반된 감정을 느낀다. 아름다움과 쓸쓸함이 그것이다.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낙엽을 밟을 때의 멜랑콜리한 기분은 더해간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던 단풍 또한 한 순간에 낙엽이 되어 스러지는구나! 그러니 뭔가 허무하기 그지없다. 그럴 때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나 요즘 가을 타나 봐’. 가을을 탄다고?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은 종종 .. 2012. 10. 23.
불통을 소통시키라, 복령 물 내리는 애기하마, 복령 강미정(감이당 대중지성) 복령은 이름에서부터 신령스런 기운이 느껴지듯이 만들어지는 과정 또한 신령스럽다.『동의보감』에 의하면 솔풍령이라 부르는 복령은 소나무의 송진이 땅에 들어가 1000년이 지나서 생기는 것이란다. 송진은 소나무의 정즙(精汁)으로 하늘의 양기를 얻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렇게 생긴 복령은 만년이 지나면 땅속에 묻혀 있던 복령의 기가 스스로 위로 올라가 연꽃 같은 작은 나무가 자라는데 그것을 목위희지(木威喜芝)라 한다. 그 기운이 워낙 강해서 밤에도 빛을 낸다고 한다. 이렇게 귀한 복령인지라 일생에 한 번 만나보기도 힘들 것 같지만 지금은 주문만 하면 언제든지 그 실체를 확인 할 수 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적송에 균사체를 주입하여 인공적으로 재배하고.. 2012.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