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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Joshua tree> - '좋아한다'고 느끼는 것과 자주 듣는 것은 별개 U2 - '좋아한다'고 느끼는 것과 자주 듣는 것은 별개 U2에 대한 나의 입장은…(내가 뭔데 '입장'씩이나)…여하간 나의 입장은, 묘하다. 엄청나게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고, 이미 역사의 한 페이지 아니 서너쪽쯤은 장식한 '슈퍼밴드'에게, 나 같은 음악계의 미물이 무슨 '입장' 따위를 갖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싶지만서도, 그래도 뭐 앨범도 서너장쯤 가지고 있고 그뿐만 아니라 무려 5세대 아이팟 U2에디션도 가지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뭐라도 한마디 정도는 할 수 있……, '묘'하다 보니 길어진 이 문장을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는 U2를 좋아한 적이, 단언컨대 '한번'도 없다. 어느날 올라간 동네 뒷산에서 록의 신이 헉헉대는 내 앞에 불쑥 강림하시어, '사실은 보노가 .. 2020. 8. 14.
[연암을만나다] ‘진짜’眞가 아닌 ‘다름’異을 ‘진짜’眞가 아닌 ‘다름’異을 “야~ 너 김태리 닮았다~”처럼 평소에 심심찮게 누구누구 닮았다, 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하곤 한다. 예쁘거나 잘생긴 연예인을 닮았다고 칭찬해주거나, 혹은 놀릴 때^^;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닮았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긴 하지만, 왠지…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말로 나도 덩달아 그런 사람이 된 것 같기 때문이다. 때로는 ‘닮고 싶다, 따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많은 것을 시작하게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롤모델로 삼아 인생의 비전을 탐구하거나 멋지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저렇게 살 수 있지?’를 묻기도 한다. 그런데 잠깐, 연암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비슷하다’는 것은 그 상대인 ‘저것’과 비교할 때 쓰는 말이다. .. 2020. 8. 13.
[발굴!한서라는역사책] 제국의 여름은 어떻게 오는가(2) 제국의 여름은 어떻게 오는가(2) 엎치락 뒤치락, 유학과 황로학 앞서 보았듯 무제는 강력한 중앙 집권을 위해 유자들을 대거 등용하자 무위지치를 강조했던 황로학이 뒤로 밀려나고 유학이 득세한다. 무제는 문경제와 달리 부국강병을 위한 욕망이 강했고 진나라의 전철을 밟을 위험성도 동시에 커졌다. 이때 무제의 숙부이자 회남의 왕, 유안은 이 위험성을 감지하고 무제에게 무위 정치를 상기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 첫 번째 노력으로 유안은 빈객들을 모아 황로학을 집대성한다. 그 결과 나온 저술이 『회남자』이다. “(중략) 그 당시 무제도 학문을 좋아했기에 유안을 숙부로 받들었고, 언변에 박식하고 문사가 뛰어난 유안을 매우 존중하였다. 무제가 유안에게 서신이나 서단을 하사할 때는 먼저 사마상여 등을 불러 초안을.. 2020. 8. 12.
< 『카프카 : 소수적 문학을 위하여』 읽기> 강의의 후기 이 글은 문탁네트워크에서 진행 중인 강의의 후기로 작성된 글입니다. (강의소개바로가기) 들뢰즈/가타리, 카프카 읽기'벌써 말 목덜미도 말머리도 없이' '문탁'에, 강의에 이르기까지 비가 많이 온 날이었다. 아침부터 비가 쏟아지는 창 밖을 보며, 기대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기원했다고 말하는 게 맞다. 무엇을? 휴강을! 우리집에서 문탁네트워크까지,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간다면 무려 75km인데, 이 빗속에 가려고 한다면 갈 수야 있겠지만, 나는 뭐라고 해야할까... 내가 문탁에 '강의'를 들으러 갈 때마다 느꼈던, 그 꿀맛 같던 '여유'를 원했다. 거리는 문제가 아니었다. 더 멀어도 상관없었다. 멀어진 만큼 내 여유의 길이도 길어질 테니까. 어린집 등원 시간에 쫓기고 하원 시간에 쫓기고, 낮잠 시간에 쫓.. 2020.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