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3384

[니체사용설명서] ‘도덕적 수다’는 이제 그만! '도덕적 수다'는 이제 그만! 사람은 누구나 말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말은 곧 그 사람이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가정이든, 학교든, 사회조직이든 오고 가는 말이 건강하면 거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일상 또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를 돌아볼 때도 내가 하는 말을 먼저 살피게 되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관찰할 때도 그 사람의 말을 귀담아 들어보려 한다. 사람에게 말은 그 사람, 혹은 그가 속한 조직의 건강함을 재는 척도라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숙고해 보아야 할 몇 가지 대화 장면이 떠오른다. 아들 : 아빠, 나 시골 할아버지 집에 안 갈래. 아빠 : 왜? 아.. 2021. 2. 2.
어쩌다가 ‘인문학 세미나’를 하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인문학 세미나’를 하게 되었을까? 세계를 뒤흔들지는 못했지만 내 인생은 뒤흔든 세미나 저의 ‘첫 세미나’는 ‘인문학 세미나’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은 이른바 ‘운동권 세미나’였죠.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먼 옛날에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하는 게 아닌데, ‘세미나’를 한다고 하면 대개 ‘운동권 세미나’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런 시대는 경험해 보질 못했습니다. 제가 (여전히 졸업하지 못한) 대학 생활을 했던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고, 그때는 이미 전교생 오천 명인 학교에서 ‘운동권’이라고 부를 법한 학생들을 정파 막론하고 모아봐야 오십 명도 장담하기 힘든 수준이었으니까요. ‘운동권’은 아니어도 그에 대해 꽤 우호적인 학생들까지 다 합해도 백 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운동권들이 대자.. 2021. 2. 1.
브로콜리너마자 EP, 1집 - 숙성되는 것은 음반이 아니라, 나 브로콜리너마저 EP, 1집 - 숙성되는 것은 음반이 아니라, 나 나는 특별히 가리는 것 없이 기분에 따라, 날씨에 따라, 아니 '따라'라고 하기보다는 그것을 핑계 삼아 여러 음악을 듣는다. 그런데 최근, 이라고 하기에는 벌써 5~6년째 거의 듣지 않는 음악이 있으니, '한국 인디' 음악들이다. 한국어 가사가 나오는 음악이라면 주로 90년대 이전의 것들을 듣는 편이다. 아니면, 아예 보아의 초기 앨범이나 걸그룹 노래들을 듣기도 한다.(어흠) 그러니까 짐작할 수 있겠지만, 한국 인디 음악들을 거의 안 듣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러니까 '가사' 때문이다. 그 노래들의 가사가 별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도무지 뭐랄까……, 공감이 잘 안 된다고 해야 하나, 이입이 안 된다고 해야 하나. 이를테면 남녀가 만나, .. 2021. 1. 29.
『낭송 연암집』 풀어읽은이 인터뷰 『낭송 연암집』 풀어읽은이 인터뷰 1. 연암 박지원의 문장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연암의 글이 읽히고 사랑받는 것은 어떤 매력이 있어서일까요? 개성을 그렇게 주장하고, 창의성과 단독성을 그렇게 갈구하지만, 우리들이 추구하는 건 집단화된 개성과 보편화된 창의성과 사회화된 단독성입니다. 이것을 자신의 정체성이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갇힌 줄도 모른 채 갇혀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이상하게도 뭔가 답답한 듯 울체를 자주 경험합니다. 보편타당이라는 규정력 안에서, 주체적이라는 착각 속에서 관성대로 살고 있는 듯하지만, 내 몸 어디엔가 해소되지 않는 답답함과 해명되지 않는 혼란스러움이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욕망을 나도 모르고, 진짜 내가 누구인지 나도 모르.. 2021.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