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38 [요요와 불교산책] 나는 멈추었다 나는 멈추었다 나는 언제나 일체의 뭇 삶에 폭력을 멈추고 있다. 그러나 그대는 살아있는 생명에 자제함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멈추었고 그대는 멈추지 않았다.(『맛지마니까야』 86, 『앙굴리말라의 경』) 앙굴리말라 이야기 초기 경전 『앙굴리말라의 경』에는 연쇄살인마 앙굴리말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앙굴리말라의 어릴 적 이름은 비폭력이라는 뜻의 아힘사카(Ahimsaka)였다. 앙굴리말라라는 이름은 손가락 목걸이라는 뜻이다. 사람을 죽인 후 손가락을 꿰어서 목걸이를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앙굴리말라라고 불렀다. 어느 날 아침, 붓다는 탁발에서 돌아와 식사를 하고 자리를 정리한 후 앙굴리말라가 출몰하는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도중에 만난 사람들마다 그 길은 위험하다고 붓다를 만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 2022. 11. 18. [지금동물병원에갑니다] 4편. 동거-동물의 질병과 치료(下)치료를 돌려드립니다(下) 4편. 동거-동물의 질병과 치료(下) 치료를 돌려드립니다(下) 연명이란 이름의 고통 대증치료라는 말이 있다. 대증(對症), 즉 증상에 대응하여 처치를 하는 치료법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구토를 하는 환자에게 항구토제를 투여한다거나, 열이 나는 환자에게 해열제를 주는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요컨대 증상과 반대되는 처치를 함으로써 몸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는 거다. 이는 때로 효과적일 때도 있다. 하지만 보다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여러 검사를 통해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해결하려고 한다.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 생각지 않은 채 증상만을 없애는 대증치료는 지나치게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설령 그 원인을 파악하더라도 아무도 치료할 수 없는 원인 또한 있다. 바로 노화다.. 2022. 11. 17. [청량리발영화이야기] 기억하자, 우리에게 잊히는 것을 기억하자, 우리에게 잊히는 것을 , | 알랭 레네 감독 | 1959 시간이라는 공통분모와 ‘현재성’ 2차 세계대전, 일본이 항복하지 않자 미국은 1945년 8월 두 개의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다. 역사상 최초로 일반시민 학살에 원자폭탄이 사용됐다. 그로부터 14년 후 1959년, 프랑스 여배우인 그녀는 세계평화 메시지를 위한 영화 촬영차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일본인 남자를 만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처음 와 본 히로시마에서 보낸 낯선 남자와 하룻밤. 그러나 그녀는 그와의 만남을 통해 잊고 있었던 ‘느베르’에서의 첫사랑 혹은 그의 죽음을 다시 떠올린다. 영화의 소재는 공교롭게 ‘사랑과 전쟁’ 속에 이뤄진 불륜이지만, 이건 제목처럼 부부클리닉 재현드라마가 아니다. 영화에 등.. 2022. 11. 16. [청년루크레티우스를만나다] 우정, 마주침을 맞이하는 윤리 우정, 마주침을 맞이하는 윤리 친구...라구요? 언어에 실체가 없다는 말이 이런 걸까? 규문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는 몇 가지 단어의 의미를 이곳의 맥락에 맞게 고쳐 생각해야 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공부’였다. 여기서의 공부는 성적이나 평가와 무관했고, 지식습득보다는 함께 읽고 쓰는 작업으로부터 자신의 생각과 감수성을 변화시키는 수련에 가까웠다. 그 외에도 ‘에세이’나 ‘세미나’와 같이 내가 알던 상식과는 다르게 쓰이는 말이 몇 개 더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새 용법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었다. 그런데 좀처럼 그런 전환이 잘 안 되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친구’다. 친구라는 말이 혼란스럽기 시작한 것은 이란 여행 도중이었다. ‘소-생 프로젝트’에서 떠난 여행에서, 어느 날 저녁 채운 선생님께.. 2022. 11. 15. 이전 1 ··· 162 163 164 165 166 167 168 ··· 8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