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고전 이야기 ▽/발굴, <한서>라는 역사책28 한나라의 봄, 시련을 겪으면서 온다 한나라의 봄, 시련을 겪으면서 온다 공신들의 봄, 살기 위해 기다리고 구부려라 여씨 천하는 혜제 7년, 고후 8년까지 더하면 15년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공신들의 유방을 향한 충성심은 변질되지 않았다. 15년간을 기다리면서 여씨 천하를 몰락시키고 유씨 재건의 기회를 노린 공신들이야 말로 한나라의 봄을 연 주역들이다. 특히 공신 중 진평의 활약은 눈이 부시다. 진평은 전체 흐름의 형세를 정확하게 파악했고 때에 맞게 움직였다. 고조가 죽은 후 한나라는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시한부 상태가 되었다. 공신 중 누군가 반란을 일으킨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나라가 탄생될 수도 있는 일이다. 다행히 공신들은 딴 마음을 품지 않았고, 유씨 한나라를 유지하기 위해 마음을 다했다. 문제는 고후였다. 고후는 공신들이.. 2019. 10. 2. 한나라 탄생의 활기와 열망 한나라 탄생의 활기와 열망 『한서』가 들려주는, 한나라의 생로병사(生老病死)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있듯 인간도 생장수장(生長收藏)한다. 태어나고 자라고 거두어지고 갈무리되는 것이 모든 생명체의 주기이다. 따라서 이 우주상에 존재하는 만물 중 생멸하지 않는 것은 없다. 태어나는 모든 것들에는 끝이 있다. 탄생과 죽음의 반복, 이것이 자연스러운 우주의 이치이자 행로이다. 『한서』를 읽으면서 새삼 자각하게 된 것은, 국가 또한 인간처럼 생로병사를 겪으며 결국에는 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역사 이래 수많은 나라들이 일어났다 사라졌음을 몰랐던 것도 아니건만, 국가가 생명체로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국가 또한 태어나면 죽는 것, 영원한 나라는 없다. 사람마다 수명이 다르듯 나라.. 2019. 8. 28. 『한서』, 우주의 눈에서 지상의 눈으로 '욕망을 해부하다' 『한서』, 우주의 눈에서 지상의 눈으로 '욕망을 해부하다' 사기, ‘우주의 눈’으로 3천년을 주파하다 사마천이 14년간 망라한 시대는 엄청난 시공간이다. 신화시대인 황제부터 한나라 무제까지 장장 3천년을 포괄한다. 그에 반해 한서는 한나라에 주목하고 있다. 3천년의 시공간을 주파하는 통사와 200년의 단대사. 먼저 사기가 다루는 3천년의 역사를 보기로 하자. 사기는 하, 은, 주, 진 등 다양한 나라의 본기로 구성되어 있다. 왕을 다룬 본기는 말 그대로 근본을 일컫는다. 뿌리가 여러 개라니 그것부터가 근본을 중시할 생각이 없음을 알 수가 있다. 원조 족발이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듯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맛이고 맛의 판단은 우리의 몫이다. 사기도 그런 게 아닐까. 다양한 근본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선택과.. 2019. 8. 14. 역사, 차이나는 파동의 길 역사, 차이나는 파동의 길 역사, ‘주역’이라는 렌즈를 통과한 기억 우리는 보통 역사를 업적 기록으로 생각한다. 역사를 업적 중심으로 기억하는 것은 업적을 남긴 자의 의지가 담겨져 있다. 나만 해도 잘한 일만 기억한다면 분명 그것은 내가 고정화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의지가 개입된 것이다. 성과를 기준으로 나와 남을 평가하고 싶은 의지. 이렇게 우월감으로 사는 자는 과거를 자기식으로 편집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역사도 다르지 않다. 업적 중심의 역사는 분명 권력자의 시선으로 그려진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민초, 여성, 자연 등의 소수자의 목소리가 실려 있을 리 만무하다. 부분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권력자들의 시선에 맞게 편집되어 있다. 역사는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세계를 해석하고 유지하려는.. 2019. 7. 24.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