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융] 빵과 포도주는 기적을 부를까?
빵과 포도주는 기적을 부를까? 정기재 (사이재) "인간의 제의적 행위는 신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한 응답이며 반응이다." (카를 구스타프 융, 조성기 옮김,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김영사, p270) 여러 가지 이유로 영화 ‘K-팝 데몬헌터스(케데헌)’을 세 번이나 보게 되었다. 볼 때마다 다른 재미가 있었는데,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주인공인 걸그룹의 정체성이었다. 그들은 단순한 아이돌이 아니었다. 과거에는 무당으로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졌고, 지금은 아이돌이 되어 무대 위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그들의 노래와 춤은 현대적으로 변주된 무속의례 같았다.이러한 설정이 허황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음주가무의 뿌리는 본래 제천행사였고, 축제와 페스티벌도..
2026. 1. 8.
[내가 만난 융] 감응하고, 기도하고, 작업하라! 연금술과 전이
감응하고, 기도하고, 작업하라! 연금술과 전이 정기재 (사이재)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해답도 있을 수 없다." (카를 구스타프 융,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조성기 옮김, 김영사, p270)깊은 절망에 빠지거나 고독에 빠졌을 때, 민담 속 주인공들은 모험을 떠난다. 모험은 보통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고독한 주인공이 홀로 떨쳐 일어나는 영웅의 길이요, 다른 하나는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다. 나는 어쩐 일인지 후자에 더 마음이 간다. 동화 속 공주나 왕자는 늘 어딘가에 갇혀 있다. 높은 탑, 야수가 되는 저주, 깊은 잠… 그들은 어두운 돌탑 안에 갇혀 스스로 문을 열 수 없다. 물론 지금 우리는 마법에 걸리거나 탑에 갇히지는 않는다..
2025.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