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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1

「지빠귀 부리 왕」 - 웃지 않는 공주의 그림자 노동 「지빠귀 부리 왕」 , 동화의 행위- 웃지 않는 공주의 그림자 노동 공주를 웃겨라! 그림 동화에는 종종 웃지 않는 공주 이야기가 나온다. 레비 스트로스는 웃지 않는 공주란 자기 왕국의 어떤 남자에게도 만족할 줄 모르는 여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외혼제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공주를 웃기는 자가 늘 성 밖에서 ‘멋도 모르고’ 찾아와서 웃겨버리기 때문이다. 그가 공주 나라의 상식이나 관습에 무지했기에, 공주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전제들을 뒤집을 수 있기에 결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왕자는 가장 늦게 온다. 동화가 괜히 듣는 사람 감질맛 나게 하려고 웃기는 왕자를 제일 마지막에 출현시키는 게 아니다. 왕자는 공주로부터 가장 먼 곳에서 와야만 했던 것이다. 공주가 갖고 있는 통념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자.. 2020. 11. 24.
『논어』, 절대언어와 역사화 사이(5) 역사화, 혹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논어』, 절대언어와 역사화 사이(5)역사화, 혹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 독서, 보편성의 읽기와 역사성의 읽기 독서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아니다. 권위에 복종하고 주어진 가치를 흡수하는 숭배가 아니다. 독자는 텍스트를 재구성하고 따져야 한다. 독서는 저항이다. 밖으로는 스마트폰이나 TV를 보지 않고 책으로 달려들기에 외부에 저항하는 행동이며 안으로는 집중력을 쏟아 책의 권위에 짓눌리지 않으려 버티기에 이중의 저항이다. 밖의 저항은 안으로 저항하는 힘에 보탬이 된다. 독서는 전적으로 의지로 밀고 가는 실천이기에 수동적일 수 없으며 자신의 불신을 유예시키기에 적극적인 참여다. 책을 덮으며 읽은 것을 재조립하고 감정반응을 점검하기에 독서는 끝났으되 끝나지 않고 반추되면서 새 독서가 시작된다. 일련의 피.. 2020. 11. 23.
『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 지은이 인터뷰 『청년 천 개의 고원을 만나다』 지은이 인터뷰 1. 책에서 ‘감이당 대중지성’을 통해 들뢰즈-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을 만나셨다고 적고 계신데요. ‘감이당 대중지성’은 어떤 프로그램인지, 그리고 많은 고전들 중에 『천 개의 고원』을 고른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중지성’이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언제든! 고전을 만나 지성을 연마하고 삶의 지혜를 터득해 가는 ‘세대 공감 네트워크’를 말해요. 대중이 함께 모여서 여러 고전을 읽으며 옛 성인의 삶에서 지혜를 배우고 나눕니다. 읽고 배운 것으로 ‘글쓰기’와 내 삶을 연결하여 ‘우정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것이죠. ‘읽기’와 ‘쓰기’를 삶의 비전으로 삼아, 자신만의 ‘밥벌이’ 즉, ‘경제적 자립’을 하는 것이 대중지성의 핵심이라 .. 2020. 11. 20.
『청년, 연암을 만나다』 지은이들 인터뷰 『청년, 연암을 만나다』 세 명의 지은이들 인터뷰 1. 책 제목이 ‘청년, 연암을 만나다’입니다. 제가 독자라면, 도대체 어떤 청년, 무얼 하는 청년들이 연암 박지원의 글을 읽고 글을 쓴 것일까…가 가장 먼저 궁금할 것 같습니다. 세 분 청년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또 세 분은 어떻게 한 팀이 되어 연암의 글을 읽게 되신 건가요? 저희는 ‘남산강학원’이라는 공부공동체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청년 백수들입니다. 공동체에서 함께 책 읽고, 글 쓰고, 세미나 하고, 일하고, 청소하고, 밥 먹고, 산책하며 일상을 보냅니다. ‘공부’공동체이기에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고, 공부‘공동체’이기에 일하고, 청소하고, 밥을 하는 등 일상의 모든 것을 함께 꾸려 나갑니다. 그러다가 종종 싸우.. 2020.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