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1221

한나봉(한라봉) 되기 한나봉(한라봉) 되기 딸은 지금(31개월)보다 더 어릴 때에도 장난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말'이 늘면서, 그 중에서도 어휘가 늘면서 장난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거기에 요즘은 문장, 그러니까 '맥락'을 연결하고, 뿌수는 능력이 더해졌는데, 말인즉 말이 되는 장난을 치곤 한다. 제주도 사는 이모가 준 한라봉을 까주느라 한라봉 윗부분을 칼로 따냈는데, 그걸 보더니 딸이 '뚜껑, 뚜껑이네'하였다. 그것도 신기했는데, 그 다음엔 그걸 머리에 쓰더니 '한나봉!'이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이제 자기가 한라봉이 되었다는 소리다. 저녁에 그러고 한참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더니 또 한라봉을 찾는다. 과육은 먹고 껍질은 머리에 쓰고 노니, 일석이조. 앞으로 얼마나 더 재미난 장난을 칠까? 2019. 12. 6.
12월에 눈에 띈 책들 12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오늘의 SF #1, 정소연 외 지음, 아르테 미국 「아날로그사이언스픽션앤드팩트Analog Science Fiction and Fact」, 중국 「커환스제(科幻世界)」, 일본 「SF 매거진sfマガジン」. 한국에는 이제 「오늘의 SF」가 있다. 이곳의 목소리, 이곳의 상상력을 담은 SF 잡지가 「오늘의 SF」라는 이름으로 탄생한다. 「오늘의 SF」는 고호관, 듀나, 정세랑, 정소연 작가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한국 SF 무크지로, '현재성', '다양성', '감수성'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비평, 창작 등 여러 분야의 필진, 인터뷰이와 함께 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텍스트로 독자들을 만난다. 또한 소설, 인터뷰.. 2019. 12. 5.
[한서라는 역사책] 안정 속의 위기, 제후들을 다스려라! 안정 속의 위기, 제후들을 다스려라! 문경지치(文景之治), 아버지의 원칙을 계승한 경제 문제의 아들이요 두황후의 소생인 유계가 황제에 등극했다. 문제가 대나라 왕이었던 시절의 왕후는 문제가 황제가 되기 전에 죽었고, 이후 왕후의 소생 네 아들도 모두 죽었다. 그리하여, 후궁 소생의 아들 중 유계가 가장 연장으로 태자가 되고, 그 어머니 두희는 황후가 된다. 두희는 여태후 시절 궁궐로 들어왔는데, 궁인 5명씩을 여러 제후국에 보낼 때 대나라로 가게 된다. 두희는 고향이 조나라였기 때문에 담당 환관에게 조나라로 보내 달라 부탁했다. 아뿔싸! 환관이 부탁을 잊어버리고 두희를 대나라로 가는 명단에 올리고 말았다. 울며불며 가지 않으려 했으나 여러 사람이 권하자 마지못해 대나라로 향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인가?.. 2019. 12. 4.
[내인생의주역] ‘不遠復’의 비밀 ‘不遠復’의 비밀 ䷗地雷復 復, 亨. 出入无疾, 朋來无咎, 反復其道, 七日來復. 利有攸往. 初九, 不遠復, 无祗悔, 元吉. 六二, 休復, 吉. 六三, 頻復, 厲, 无咎. 六四, 中行, 獨復. 六五, 敦復, 无悔. 上六, 迷復, 凶, 有災眚. 用行師, 終有大敗, 以其國, 君凶, 至于十年, 不克征. 초장부터 불원복을 말하다니 지뢰복 괘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초구의 효사였다. 不遠復(불원복), 无祗悔(무지회), 元吉(원길). 복괘가 어떤 상황인가. 소인(음효—)이 판을 치던 산지박 괘(䷖)에서 겨우 살아남은 양효(군자ㅡ) 하나. 나약하기 그지없는 양효 하나로 잃어버린 도를 회복하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아직은 소인의 기세가 등등한 세상. 힘이 되어줄 벗들이 오기를 기다려 조심조심 나아가야 하는 때가 아닌가.. 2019.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