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봉(한라봉) 되기
딸은 지금(31개월)보다 더 어릴 때에도 장난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말'이 늘면서, 그 중에서도 어휘가 늘면서 장난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거기에 요즘은 문장, 그러니까 '맥락'을 연결하고, 뿌수는 능력이 더해졌는데, 말인즉 말이 되는 장난을 치곤 한다. 제주도 사는 이모가 준 한라봉을 까주느라 한라봉 윗부분을 칼로 따냈는데, 그걸 보더니 딸이 '뚜껑, 뚜껑이네'하였다. 그것도 신기했는데, 그 다음엔 그걸 머리에 쓰더니 '한나봉!'이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러니까 이제 자기가 한라봉이 되었다는 소리다. 저녁에 그러고 한참 놀다가 아침에 일어나더니 또 한라봉을 찾는다. 과육은 먹고 껍질은 머리에 쓰고 노니, 일석이조. 앞으로 얼마나 더 재미난 장난을 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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