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 논어 씨앗문장 - '인심 좋은 곳에서 살지 않는다면 어디서 지혜를 얻을까'


'인심 좋은 곳에서 살지 않는다면

어디서 지혜를 얻을까'



子曰里仁 爲美하니 擇不處仁이면 焉得知이오.

자왈리인 위미하니, 택불처인이면 언득지이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마을은 인심 좋은 곳이 아름답다. 

(마을을) 선택하여 인심 좋은 곳에서 살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지혜를 얻겠는가?"

─ 『논어』論語, 이인(里仁)편 1장(『논어강설』, 성균관대 출판부, 이기동 역) 


어째서 ‘지혜’를 얻으려고 하는 것일까?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살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멈추지 않았던 갈증이 바로 ‘지혜’에 대한 갈증일 것이다. 예술, 종교, 철학이 모두 ‘지혜’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 어떻게 지혜를 얻어 마음의 평화를 얻을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한 ‘지혜’없이 산다면 어떻게 될까?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다. 좋은 것만을 얻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지혜’는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살다보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내 맘대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지혜’가 가장 급히 필요한 때가 바로 그럴 때이다. 무엇도 얻지 못하게 되거나 나쁜 일만을 잔뜩 당하게 되었을 때 ‘지혜’가 필요하게 된다. 나쁜 일을 겪는 순간이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과 나쁜 일을 겪어서 몸과 마음을 상하면 너만 손해라는 지혜를 알아야 잘 넘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급하지는 않으나, 좋은 일을 겪고 있을 때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좋은 순간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것, 따라서 그 일로 오만해지지 말라는 지혜가 삶을 겸손하게 만들어 준다. 이렇듯 지혜는 어느 때고 삶을 일정한 평온 속에 머무르도록 유도한다. 


아마존 원시림의 조에족. 옷이 없이 사는 사람들 속에서는 새 옷을 사지 못하는 것이 불행한 것이 아닌 것처럼, 욕심 없는 사람들 속에서 살면 출세하지 못한 것이 불행한 것이 아닌 법이다.



여기서 ‘인심 좋은 마을’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본다. 어진 사람들과 어울려 살라는 뜻이 아닐까? 지혜는 욕심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선 나올 수 없는 법이다. 무언가를 더 갖기 위해서 다투는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번뇌가 들어 있겠는가? 반대로 가진 것에 자족하며 살면 마음에 번뇌가 들어오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두고 서로 갖고자 다투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지혜가 삶을 일정한 평온 상태로 유지하는 힘과 능력을 가리키는 말이라면 ‘인심 좋은’, ‘어진’ 사람들의 마을은 다툼 없이 서로 양보하고 도와가며 사는 그런 곳이 아닐까? 그런 곳에서 살아야 ‘지혜’를 얻게 된다는 말도 그런 곳에서는 더 갖고자 나댈 수가 없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함께 사는 다른 이들의 어진 마음이 전염되어 ‘저절로’ 지혜로워지게 된다는 말이 아닐까? 

지금 우리의 삶과는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상상하다보니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생각한다. 삶을 일정하게 유지해가는 능력을 기르자. 무언가를 너무 부러워하지도, 자기가 가진 것을 부족하다고 여기지도 말자. 어쩌면 ‘지혜’는 그렇게까지 멀리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