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소리가
울려 퍼지는 그곳에서 만나요~!
소리는 고독하지 않다. 소리는 또 다른 소리를 부른다. 하여, 낭송은 그 자체로 집합적 속성을 지닌다. 광장에서 거실에서 연회장에서 혹은 살롱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건 다 가능하다. 요즘 같으면 캠핑장에서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야영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는데, 그런 곳에서 가족끼리 친구끼리 고전의 구절들을 큰 소리로 토해 낼 수 있다면 말 그대로 ‘힐링캠프’가 되지 않을까.
- 고미숙,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124쪽
지금까지 다른 북드라망의 책을 구입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에 나온 ‘낭송Q 시리즈’는 다른 책들에 비해 ‘날씬’(?)합니다. 사실 ‘낭송’을 위한 책과 ‘묵독’을 위한 책이 따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낭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으니 어떻게 하면 좀 더 낭송하기에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첫째는 ‘이동성’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책은 인생의 길에서건, 탐구의 길에서건, 여행의 길에서건 어쨌거나 ‘길’에서 읽는 것이기에 휴대가 간편하고,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를 고민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가독성’입니다. 입에 잘 붙는 문장들로 책을 구성하기 위해서 노력하였습니다. 각 장이 짧게 끝나기도 하고, 하나의 문장이 길지 않고 가급적 운율에 맞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그러한 노력 덕분입니다. 자, 마지막으로 ‘집합성’인데요. 이것은 읽어주실 독자 여러분이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 댁에서 가족들과 함께 소리 내어 읽어주시고, 친구들과 함께 산책하며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의 저자 고미숙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바 있습니다. ‘모든 고전은 낭송을 염원한다’라고요. 이 말은 이렇게 읽을 수도 있습니다. ‘낭송되지 않은 고전은 아직 읽혀지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그렇습니다. 책 바깥으로, 입 바깥으로 소리가 되어 나와서 (나의 귀든, 남의 귀든) 도달해야 비로소 온전히 ‘읽혀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수천년 동안 그런 식으로 ‘읽혀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쓰여진 동양의 고전들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이렇게 ‘읽는 것’은 책을 읽어 지식을 얻는다는 의미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른바 ‘새긴다’는 의미가 그것입니다. ‘마음에 새기겠습니다’라고 자주 말씀하시지 않나요? 그것은 바로 본인이 뜻 깊게 들은 ‘말씀’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의미를 가진 말일 것입니다. 일상적인 대화나 인터넷 댓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말을 고전 독서에 적용시켜보면 어떨까요? 기본적으로 나쁜 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훌륭한 텍스트들을 말 그대로 혀에, 마음에, 몸에 새기면서 읽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몸에 텍스트들이 차곡차곡 쌓이다보면 이미 자기 스스로가 ‘고전’이 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생의 각 국면에서 고전의 가르침을 ‘어디서 봤는데……’ 하면서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미 몸에 새겨진 고전의 말씀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경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무언가 그런 모습을 상상만 해도 두근두근 합니다. 앎의 즐거움, 공부의 기쁨과 환희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이제 ‘낭송Q 동청룡 시리즈’도 나왔으니, 이제 고전 낭송의 큰 바다에 뛰어들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 모두 낭랑한 낭송 소리가 퍼지는 그곳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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