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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인문의역학! ▽/장·주·걸·쓰

욕망을 다스려야 아이가 들어선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10.

자식을 얻으려면 욕망을 조절하라!



인간과 자연의 욕망은 연동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영화 「원령공주」가 있다. 영화의 배경은 일본의 고대시대. 한 부족이 전쟁에서 패한 후 변방에 숨어 생활한다. 어느 날, 마을에 멧돼지 재앙신이 나타난다. 부족장은 마을을 구하기 위해 멧돼지 재앙신을 죽인다. 그러자 부족장의 오른팔에 멧돼지 재앙신이 가지고 있던 원한과 증오가 고스란히 새겨진다. 그 재앙이 마을에 퍼질 것을 염려한 부족장은 마을을 떠난다.


부족을 떠난 지 한참 만에 부족장은 길에서 어떤 스님을 만난다. 그리고 그와 함께 숲 한쪽에 형성된 마을을 발견한다. 그 마을은 총을 만들어 공급하는 공동체였다. 그들은 총을 만드는 데 쓰이는 철을 더 많이 얻기 위해 숲을 밀어버렸다. 숲에는 숲의 신들이 살고 있었다. 숲을 파괴하는 인간들을 막기 위해 숲의 신들은 힘을 모았다. 한편 부족장이 길에서 만난 스님은 신령스런 숲을 차지하기 위해 나타난 사람이었다. 그의 목적은 숲을 다스리는 최고신, 사슴신을 잡으려는 것.



결국, 인간과 신들은 숲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게 되고, 그 와중에 스님은 사슴신을 죽이고 사슴신의 목을 얻게 된다. 목을 잃은 사슴신은 생명력을 잃고 오로지 모든 생명을 빨아들이는 죽음의 힘만 퍼져 나왔다. 그 힘에 닿는 순간 모든 생명은 죽어갔다. 그러자, 총을 만들기 위해 숲을 파괴한 사람들은 죽음의 힘을 뿜어내는 사슴신에게 머리를 되돌려주었다. 머리를 되돌려 받은 사슴신은 생명의 힘으로 숲을 재생시킨다. 파괴된 숲을 생명력이 넘치던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다.


「원령공주」를 통해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인간의 욕망이 지나쳐 통제할 수 없을 때 숲은 파괴된다. 생명은 언제나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 문제는 그것이 태과 불급했을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사람의 욕망과 연결된 것을 한의학에서는 신(神)이라고 한다. 사람의 욕망이 넘치지 않게 잡아주고 방향을 정해주는 것 역시 신이다. 그런데 그 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욕망의 컨트롤러, 신(神)


「원령공주」에 나온 스님은 불로불사 하는 사슴신의 힘을 가져서 숲을 장악하려는 욕망을 가졌다. 제철소 사람들은 총을 만들어서 더 많은 이득을 얻어 안락한 삶을 살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 욕망을 끊임없이 증식시킨다. 이렇게 한쪽 방향으로만 치우쳐, 그 욕망만 증식시키면 몸은 균형을 잃고 만다. 몸의 뿌리이자 생명의 근원인 정(精)은 고갈되고 몸의 안팎을 돌고 있는 기의 흐름도 불통이 된다. 이렇게 되면 신(神)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혼란스럽게 된다. 그야말로 정신줄을 놓게 되는 것이다.


욕망은 정신줄을 놓게 한다.


(神)은 심장에서 주로 관장한다. 신은 곧 사람의 정신• 마음• 감정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내경』에는 “심(心)은 군주의 역할을 하는 관직이며, 신명(神明)이 나온다”고 했다. 또 “신명은 두려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혹 징계하거나 혼나거나 기뻐하거나 화를 내거나, 깊이 생각하거나 염려하면 심장은 불꽃처럼 타오른다”고 했다. 이는 심이 감정, 곧 정신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신의 정신활동은 기뻐하고, 성내고, 근심하고, 생각하고, 슬퍼하고, 놀라고, 무서워하는 것 등의 감정 상태로 드러나는데 이것을 칠정(七情)이라고 한다.


칠정이 균형을 잃으면 오장을 해쳐 몸에 병이 된다. 일상에서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쓰는 말 중에 ‘웃겨 죽겠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기쁨이 지나친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기뻐하는 감정은 심장과 연관이 깊다. 실제로도 너무 기쁜 나머지 심장쇼크로 죽는 사람이 왕왕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우리나라가 4강에 오르자 너무 기쁜 나머지 쇼크사 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렇다면 몸의 오장(五臟)과 마음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보도록 하자.


『내경』에 “오장은 각기 자신의 신(神)을 가진다. 심장은 신(神)을 간직하고, 폐는 백(魄)을, 간은 혼(魂)을, 비(脾)는 의(意)를, 신(腎)은 지(志)를 간직한다”고 했다. 먼저 간의 혼(魂)은 역동적인 힘이다. 잠시도 쉬지 않고 튀어 나가려고 항시 기회를 엿본다. 큰일을 겁 없이 치르면 “간뗑이가 배 밖으로 나왔냐?” 라는 말처럼 굴복하지 않고 전진하는 힘이다. 한편 백(魄)은 ‘갈무리’하는 힘을 말한다. 뿔뿔이 흩어진 것을 모으고 정리해 간직하는 완숙미인 것이다. 백은 마음에 든다고 눈썹 휘날리게 달려가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손바닥 뒤집듯 쉽게 내치지 않는 객관성을 발휘한다. 또 의(意)는 마음속에 간직한 의견이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다. 끝으로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할 때의 지(志)는 ‘뜻’을 한 가지로 쭉 밀고 나가는 힘이다. 우리의 몸은 칠정 곧, 욕망들이 사는 집으로서 이를 컨트롤 하는 것이 바로 신이다.
 


임신의 때란, 신이 넉넉할 때


『동의보감』에서 “자식을 얻기 위해서는 남자는 신(神)이 넉넉해야 한다.”(「잡병편」부인, 동의보감출판사, 1,745쪽) 라고 했다. 그렇다면 신을 넉넉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서 비롯된다. 『내경』에 “하늘은 오기(五氣)로 사람을 기르고, 땅은 오미(五味)로 사람을 기른다. 오미는 입으로 들어와 장위(腸胃)에 저장되는데, 음식물의 정화(精華)가 오장의 기운을 기르니, 기운이 조화로워져서 생명이 영위되고 진액이 생겨나니 신이 저절로 생겨난다”고 하였다.


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 기운이다. 하지만, 이 무형적 기운을 북돋워 주는 것은 유형의 물질인 음식이다. 이는 곧, 몸의 생리활동과 정신활동 그리고 영양공급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말한다. 또한,『동의보감』에서는 “자식을 얻으려면 욕망을 줄이고 마음을 맑게 해야 한다”(「잡병편」부인, 동의보감출판사, 1,745쪽)고 했다.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육체적 관계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현대의학에서는 남자의 성욕은 참지 말고 풀어야 정력이 좋아지고 아이도 잘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저 육욕에 불타는 욕망만 있는 것이다.


욕망을 다스려야해!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신을 오롯이 쓴다는 것은 내가 내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나친 쾌락과 음주가무, 일로 받는 과도한 스트레스 등 내 몸과 정신이 힘들 때 그것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이렇게 신이 오롯이 갈무리 될 때 자식을 얻을 수 있다.


현대 남성들은 술을 음료수처럼 마시고, 기분 내키는 대로 생활하고, 취한 상태로 성생활을 하여 정기를 고갈시킨다. 또한, 감정을 때에 맞게 조절하지 못하고, 그 마음을 즐겁게 하는 데만 힘쓴다. 이렇게 생활에 절도가 없으면 신은 망동한다.


하여 신이 넉넉하려면 담담한 밥을 제때 먹어 정기신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고, 걸으면서 담과 어혈이 적체되지 않도록 몸의 기운을 쓰고,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지나친 생각과 걱정, 근심을 덜고 긍정적인 마음을 키우고, 찬바람이나 뜨거운 열기 같은 극단적인 기운과 감정을 피해야 한다. 그래야 신이 오롯이 갈무리되어 건강한 자식을 가질 수 있는 몸이 된다.



자식을 가지려면 욕망의 배치를 바꿔라


현대를 살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하고, 부의 기준으로 삶의 질을 결정하고, 결핍된 것을 보완하고 충족하려고 매일 매일 긴장하면서 살고 있다. 남들처럼 못 살까봐, 남들이 가지고 있는 성공과 부를 갖고 싶어서, 남들처럼 화목한 가정을 꾸미고 싶은 욕망 등 끊임없이 비교하고 소유욕을 만들어 낸다. 이런 욕망은 불안과 두려운 감정을 증식시켜 조그만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신체를 만든다. 몸과 마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몸과 마음은 하나다. 그래서 마음이 편하면 몸도 편해질 수 있고, 몸이 편하면 마음도 편해질 수 있다. 반대로 몸이 불편하면 마음도 불편해지고 마음이 불편하면 몸도 불편하다. 


실제로 어떤 부부는 첫아이를 어렵게 낳았다. 다시 둘째를 가지려고 하지만 쉽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여자의 경우는 하초가 냉하고, 수정란이 착상할 자궁 근처에 작은 근종이 있어서 수정란이 착상하기가 쉽지 않다. 또 남편의 정자가 운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정이 되기도 쉽지 않은 상태이다. 더욱이 남편은 회사에서 월급이 깎여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한들 아이가 생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가지려고 보통의 아내들은 배란일에 맞춰서 빨리 들어오라는 둥, 무엇을 먹어야 하고 먹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말들로 남편을 들들 볶는다. 이는 심리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위축되게 하고 긴장하게 만든다.


남편은 정자 자체도 운동성이 약하고 심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기와 정의 소모가 많다. 기와 정의 소모가 많아지면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고 불안하기 마련이다. 위축된 마음으로는 사정도 제대로 못 하게 되고, 몸에도 무리가 되어 아이를 갖기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자식을 얻기 위해서는 욕망을 줄이고 마음을 맑게 하는 것이 좋다. 욕망을 줄이면 함부로 성교하지 않고 기(氣)와 정(精)을 모아 때가 되어 움직이니 자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욕망을 줄이면 신(神)이 온전해져서 자식이 많을 뿐만 아니라 오래 살 수 있는 것이다.


─「부인편」, 동의보감출판사, 1,745쪽


위의 부부가 첫 아이를 가질 때의 마음가짐을 보면 임신이 안 되어서 여러 방도를 써보았지만, 스트레스만 받고 좀처럼 아이가 들어서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는 아이를 갖고자 하는 욕망을 줄이면서 마음을 내려놓았더니 아이를 갖게 되었다. 이처럼 무엇보다 마음의 안정이 중요하다. 마음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멈추고 욕망의 배치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욕망의 배치를 바꾸자!


욕망의 배치를 바꾸는 것은 한쪽 방향으로만 쏠리는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그것은 욕망을 조절하는 것이다. 욕망이 조절된다면 욕망을 줄일 수 있다. 그것은 내 몸의 능동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원령공주」에서 사람들의 욕망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집착했기 때문에 숲을 죽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욕망에 대한 배치가 달라지면서 사슴신의 목을 돌려주고 생명의 숲이 되었듯이 지금 나의 욕망이 혹시 한 방향으로 돌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아이를 갖고 싶은가? 그렇다면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의 벡터를 바꾸라. 그러면 그 넉넉해진 신을 따라 아이가 따라올 것이다.

박경금(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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