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출발! 인문의역학! ▽/간지 Day

왕성한 생명력, 토끼를 따라갈 수 있을까?

by 북드라망 2013. 3. 5.

 지지 이야기 2편 


묘(卯) - 목기의 전성시대(?)



지지에는 시간의 흐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봄에는 인, 묘, 진이 소속되어 있고 방위로는 동쪽입니다. 동쪽에서 불어오는 봄바람(풍은 목에 배속되어 있으니까)이야말로 레알(!) ‘木-東-風-春’의 계열을 나타내는 표현인 것이지요. 그래서 봄바람이 서쪽에서 분다…는 말은 음양오행의 프레임에서는 어색한 표현입니다. 어쨌거나, 3월 5일 경칩부터 을묘월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묘’에 대한 공부를 해보기로 합니다. ^^


‘묘’(卯)는 칼로 어떤 물건을 반으로 갈라놓은 모양을 상형했다. 원래는 제사에 쓰는 희생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회남자』에서는 묘를 ‘무성할 무(茂)’로 본다. 산천초목이 무성해지는 것이 ‘묘’라는 것이다.


─류시성·손영달, 『갑자서당』, 172쪽


묘월은 절기로 경칩과 춘분에 해당합니다. 태양이 춘분점에 도달하고, 땅에도 봄이 와서 동물들이 깨어나는 시기인 것이지요. 이때는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수(子水)로부터 시작된 양기가 차츰차츰 물(!)이 올라 인월에 움튼 목기(木氣)가 본격적으로 자라나는 때가 바로 묘월인 것이지요. 시간으로 보면 묘시(오전 5시 30분~7시 30분)는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하는, 분주한 시간입니다. 사람의 일생으로는 이팔청춘의 시기를 묘목으로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묘는 십이지지에서 토끼를 의미합니다. 목국(인묘진)의 자리에 호랑이와 용 사이에 위치한 토끼, 언뜻 보면 토끼가 너무 연약해 보입니다. 그래서 토끼는 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핸 생존 수단으로 커다란 귀와 긴 뒷다리를 가졌습니다. 작은 소리로도 동태를 파악하고, 빠른 달리기로 적으로부터 도망이 가능하지요.


게다가 토끼는 자신이 다니는 길에 굴을 파서, 어디든 도망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합니다. 이렇듯 민첩함영민함이 예로부터 전해져 온 토끼에 대한 이미지였습니다. 토끼가 등장하는 전래동화를 보면 토끼가 꾀가 많은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요. ^^;


무한도전에서 했던 별주부전 특집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2011년에 방송했었었군요;;;


영민함 말고도 토끼는 왕성한 번식력도 의미합니다. 포유류들이 대체로 짝을 짓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은데, 토끼는 사람과 함께 1년 365일 내내 번식(!)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산의 상징이자, 왕성한 목기로 적합한 지지인 셈이지요. 이러한 번식력은 육식동물에 비해 약자이기 때문에 종족의 보존 차원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갑자기 「플레이보이」의 마스코트가 토끼인 것이 떠올랐지 뭡니까;; 흠흠;;)


묘의 지장간은 甲과 乙이 있습니다. 인의 지장간은 戊, 丙, 甲으로 인목에 비해 묘목이 훨~씬 목기로 충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사주명리에서는 지지에 묘목이 있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특히 을목과 묘목을 일주로 갖고 있는 사람은 목 기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겠죠. 을묘(乙卯) 일주를 물상으로 ‘거대한 느티나무’로 볼 수 있는데요, 을축(乙丑) 일주가 ‘습지의 갈대’, 을사(乙巳) 일주가 ‘활짝 핀 꽃’, 을미(乙未) 일주는 ‘6년 된 인삼’, 을유(乙酉) 일주는 ‘암벽의 풍란’, 을해(乙亥) 일주는 ‘호수의 부평초’라고 표현한 점도 재미있습니다. 을목이 덩굴 식물이나 화초에 많이 비유되곤 하는데, 묘목은 천간의 을목을 떠올리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일주로 떠올리는 물상은 시시콜콜 명리학시리즈 ⑥ 『육갑』을 참고하였습니다. ^^)



묘목을 사주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논리적이고 수학적이며 호기심이 많다. 어디에 내놓아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주변에 잘 적응하고 주변 사람과 한번 친해지면 모든 것을 줄 정도로 마음을 풀어 놓는다. 하지만 타인을 만날 때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의심하는 경향도 있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은 잘하지만 마무리가 약한 편이고 잡다한 생각이 많아 머리가 늘 피곤하다. 또한 외골수적인 성격이 강하면서도 변덕이 심해서 갑자기 돌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같은 책, 173쪽)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