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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

사상체질, 오해는 이제 그만~~~~

by 북드라망 2012. 11. 21.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 유토피아를 꿈꾸는 당신에게


사상과 체질을 구분한다는 것은 마음속 본성의 상을 네 가지로 구분한다는 것이다. 신체의 반응이나 후천적으로 학습되거나 훈련에 의해 나타나는 성격과는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강용혁, 『닥터 K의 마음문제 상담소』, 271쪽


살다보면 한번쯤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가, 나는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딘가? 저 멀리서 누가 날 부르고 있어...(읭?)


사상의학에서 “당신은 태음인 스타일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태음인의 사단인 “예”가 우월하게 타고났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음인의 우월한 성정을 분석심리학 용어로는 ‘감각’이라고도 합니다. 사상의학에서는 마음의 치우침이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보는데요, 사람은 누구나 한쪽으로 치우쳐서 태어납니다. 날 때부터 부처님이나 공자님인 사람은 없잖아요. (있으면 손 드세요, 손! ^^) 여하튼 이러한 치우침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미션1: 인의예지를 알라!


인의예지는 다른 말로 ‘사단’이라고 합니다. 사단칠정론이라고 혹시 들어보셨나요? 천 원 지폐의 모델이기도 한 이황과 기대승이 한 유명한 성리학 논쟁입니다. 기대승은 이황의 제자였는데, 스승과 함께 사단칠정에 대해 8년 동안 서신을 통해 토론했지요. 도덕 교과서에서 읽으셨던 기억이 있을 거예요.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저도 외웠던 기억이 있는데, 여하튼 이 사단이 바로 인, 의, 예, 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사단은 맹자에 처음 등장했다고 합니다.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고, 수오지심은 남들이 보기에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며, 사양지심은 겸손하여 남에게 예의를 갖춰 사양할 줄 아는 마음, 시비지심은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을 말합니다. 태양인은 사단 중 인(측은지심)을, 소양인은 의(수오지심)를, 태음인은 예(사양지심)를, 소음인은 지(시비지심)를 타고났다고 보는 것이 사상의학의 관점입니다.


사단칠정론은 이렇게 시험문제로도 자주 등장했었지요. 답은 뭘까요?



# 미션2: 분석심리학 용어를 알라!


사상의학이 유교에 뿌리를 두고 있듯, 융의 분석심리학도 뿌리가 있습니다. 바로 『주역』입니다. 분석심리학에서는 직관, 감정, 감각, 사고라는 네 가지 용어를 사용합니다.


MBTI도 외향형(E)과 내향형(I), 감각형(S)과 직관형(N), 사고형(T)과 감정형(F), 판단형(J)과 인식형(P) 등 네 가지의 분리된 선호경향으로 구성된다.


직관은 대상이나 현상을 보고 즉각적으로 느끼는 깨달음을 말한다. 그러나 ‘즉각적’으로 판단한다고 해서 모두 직관은 아니다. 무의식적이며 본능적인 파악이 직관이다. 태양인이 이러한 직관 기능을 우월하게 타고났다. 배우지 않아도 길흉의 때를 잘 파악하는 재주가 있다. 이들에게 “왜 그런가”하고 물으면 논리적인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워한다. 직관은 객관적인 사실을 구체적이며 논리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한 객체가 지닌 ‘가능성’을 파악해 현실화하는 비상한 재주를 의미한다.

감정은 어떤 일이나 현상, 사물에 대해 느끼는 심정이나 기분을 말한다. 즉, ‘나’와 외부세계의 대상 사이에 일어나는 기분이다. 기분에는 좋고 싫음이 존재한다. 외부 대상을 수용하든가 배척하든가 하는 쾌와 불쾌의 기분을 감정이라 한다. 소양인은 이러한 감정 기능을 우월하게 타고났다. 상대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재주가 탁월한 체질이다. 누구나 분위기나 상대의 감정변화를 느낄 수 있지만 미세한 것까지 파악하는 재주는 소양인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감각은 신체기관을 통해 안팎의 물리적, 심리적 자극을 느끼거나 알아차리는 기능이다. 똑같은 자극이 주어졌다고 해도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서로의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감각은 이미 기억된 내용에서 가장 유사한 자극을 끄집어내는 경항이 강하다. 태음인은 이러한 감각 기능을 우월 기능으로 타고난다. 그래서 태음인은 겪은 것을 잘 기억하며, 이것을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면 과거의 감각적 기억 속에서 유사한 것을 찾아내 대입하는 재주가 뛰어나다.

사고는 주어진 관념 내용을 일정한 법칙에 따라 연관시켜 보는 기능을 말한다. 컴퓨터 논리 연산 회로와 같다. 그러나 단순히 저절로 떠오르는 연상 작용의 결과는 엄밀히 말해 사고가 아니다. 소음인사고 기능을 타고났다. 어떤 현상이 주어지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보다 “옳은가 그른가” “맞나 틀리나”를 분명히 결정하고 넘어가야 한다. 혹은 “왜?”라는 질문을 던져서 이에 대해 끝없이 결론을 내리려는 기질이 강하다.


─강용혁, 『닥터 K의 마음문제 상담소』, 「체질을 바르게 알려면」


자, 그럼 사단과 분석심리학은 만날 수 있을까요? 요런 배치가 만들어집니다.


인 - 태양 - 직관 - 감각
의 - 소양 - 감정 - 사고
예 - 태음 - 감각 - 직관
지 - 소음 - 사고 - 감정


네 가지의 체질에는 각기 타고는 우월기능과 열등기능이 있습니다.(자세한 설명이 궁금하시다면 책을 참고하세요~) 태양인은 직관 기능이 우월하지 않습니까, 이들은 대신 과거의 것을 기억하는 데에는 취약합니다. 반대로 태음인은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익숙해지면 능숙하게 그 일을 해냅니다. 태음인은 감각이 우월하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차이에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회사 내에서 직장 동료 간에 갈등이 있었다고 가정해보죠. A는 논리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하고 추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B는 A의 결정에 어떤 판단 근거가 있느냐가 의문입니다. 근거 없이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죠. 이런 입장차이로 인해 다툼이 생기기도 하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의 입장이 맞다/틀리다가 아닙니다. 두 사람의 갈등의 원인이 ‘다름’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필요하겠죠. 이는 가족 관계에도, 연인 관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자신의 의견만 내세울 때가 있습니다. 어떨 때에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사상의학은 그 다름을 알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결코 사람의 성격을 네 가지로 재단하는 툴이 아니라는 점~~~ 아래 인용문을 함께 읽으며 이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만 가구의 마을에 도공이 한 사람이면 그릇이 부족할 것이다. 백 가구의 마을에 의사가 한 명이면 역시 부족하다. 그러나 사람의 질병이 마음의 치우침에서 비롯된다는 사상의학 원리를 집집마다 깨우친다면 비록 의사 수가 적어도 가히 삶은 온전해질 것이다.


─이제마, 『동의수세보원』


※ 지난 토요일, 강용혁 선생님의 특강이 있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강의를 듣던 여러분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는데요, 공부에 대한 열정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이번 강의를 계기로 자신의 마음문제를 공부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

닥터 K의 마음문제 상담소 - 10점
강용혁 지음/북드라망
사상심학 四象心學 - 10점
강용혁 지음/대성의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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