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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이야기 ▽/북드라망은 지금

[주역페스티벌 후기] 주역의 매력 속으로

by 북드라망 2024. 5. 29.

주역의 매력 속으로

서주희(감이당)

 

 

2024년 5월 25일, 드디어 주역 페스티벌이 열리는 날이 왔다! 지난 몇 주간 친구들과 낭송대회를 준비하며, 마음 한구석엔 늘 주역 페스티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 주역 페스티벌이 열리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주역과 페스티벌의 만남이 잘 상상이 가질 않았다. 감이당에서 주역을 공부하며,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주역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주역을 가지고 어떻게 사람들과 어울려 놀 수 있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주역’을 통해 뿔뿔이 흩어져서 공부하던 여러 공동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다른 사람들은 주역을 어떻게 공부하고 생각하는지를 조금은 엿보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설렘과 주역 낭송대회의 출전으로 인한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친구들과 페스티벌이 열리는 피스북스로 향했다.

 

 


피스북스는 이전에 정승연 선생님의 <세미나를 위한 읽기책> 북토크가 열렸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또 다른 분위기로 변모해 있었다. 페스티벌을 준비해주시는 북드라망, 북튜브, 그리고 여러 공동체 선생님들의 손을 거쳐 1층은 낭송과 북토크가 열리는 곳으로 2층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 1층에서 열리는 낭송과 북토크를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게 되어 있었고 곳곳에 주역의 흔적을 맛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깜짝 놀랐던 곳은 ‘벼룩시장’이 열리던 옥상이었다.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그저 여러 물건이 나열되어 있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그곳이 왜 ‘주역’ 벼룩시장인지를 물건에 붙여져 있던 종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각각의 물건들엔 그 물건의 특징과 관련된 주역 괘와 괘사가 적혀 있었다. 가령, 보조 배터리에는 ‘수천수’괘가 붙여져 있었는데, 수천수의 괘사는 ‘기다림은 믿음을 가지고 있어 빛나고 형통하며, 올바름을 지키고 있어 길하니, 큰 강을 건너면 이롭다’로 “충전되길 기다리기”(^^)라고 적혀 있었다. 물건의 특징을 이렇게 재치있게 주역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다.

 



2시가 되자, 본격적으로 페스티벌이 시작되었다. 낭송대회, 성태용 선생님의 미니 주역 강의, 64괘 스피드 퀴즈 왕중왕전과 『내 인생의 주역2』 저자들의 북토크가 차례로 진행되었다. 낭송대회는 각 공동체별로 한 팀씩 출전했는데, 각 팀마다 개성이 뚜렷했다. 차분하게 괘를 낭송하고 왜 그 괘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 팀도 있었고 문탁에서는 어떻게 주역 공부를 하게 되었는지, 문탁과의 결혼생활(?)을 괘로 들려주었다. 감이당 목요대중지성 선생님들은 선글라스를 끼고 ‘아리랑’ 노래에 맞춰 도반들의 <내 인생의 주역2>책 출간의 기쁨을 기쁨을 상징하는 중택태 괘로 낭송했다. 처음엔 도저히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며, 걱정을 토로하셨는데, 걱정이 무색할 만큼, 선글라스를 끼고 율동과 함께 노래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보는 내내 웃음이 나왔다. 아직도 선생님들의 낭송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중택태 좀 보소~ 중택태 좀 보소~” 주역의 의미를 잘 몰라도 같이 따라 부르다 보면, ‘아, 이게 바로 주역을 가지고 사람들과 같이 논다는 것이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성태용 선생님께서도 미니 강의 중에 “의미가 있어도 재미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재미 속에 의미를 녹여내는 것이 지금 시대의 화두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주역의 깊은 의미를 축제라는 형식을 통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주역의 매력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었다.  

    
미니 강의와 북토크에서 해주신 선생님들의 말씀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주역 공부를 한다는 건, 형이상학적 원리를 통해 내 문제를 바라보게 되고 그러면서 복잡했던 문제의 근본 틀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과 주역 글쓰기를 통해 일상의 구체적인 상황과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주역을 통해 내 문제를 해석해보고 그 과정에서 힘겹게 느껴졌던 시간들이 조금은 더 능동적으로 겪어 나가기도 하고 정년퇴직을 앞둔 지금, 주역을 통해 노년의 비전을 찾게 되었다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삶에서도 주역을 그렇게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역이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다면, 무엇을 겪더라도 조금은 더 능동적으로 용기 있게 겪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주역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실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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